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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인터뷰] 함진홍 부산시교육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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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6.13 지방선거 인터뷰] 함진홍 부산시교육감 후보 "부산교육 문제 많아...현장 중심정책 지향하는 대수술 필요해"

전국적으로 대학교수 출신의 교육감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공식 출마를 앞두고도 계속해서 현장에서 학생들의 교육에 매진해온 교육감 후보가 나타났다. 33년간 교직에 몸담으면서 학생들의 마음과 학교 교사들의 문제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음을 자부하고 있는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평생을 교직에 몸담으면서 교육감이라는 자리를 생각하지 않았으나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학생들이 자아를 잃어가고 교권은 박탈당하는 현실에 회의감을 느껴 새로운 부산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고 스스로 밝혔다.

<프레시안>은 평교사 출신으로 실질적인 교육의 문제점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해결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함진홍 후보를 만나 그가 학교 현장에서 느낀 부산교육의 문제점과 교육감 후보로서 실현하고 싶은 정책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함진홍 부산시교육감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부산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함진홍 후보 : 부산교육의 판을 뒤집어보고자 출마하게 됐다. 지난 33년 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본 것들은 획일적, 제한적, 폐쇄적인 부산교육의 참담한 현실들뿐이었다. 전국 최하위권을 맴도는 성적에서부터 박탈당한 교권,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아이들은 자아를 잃었고 사교육은 횡행했다. 이 모든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은 획일적이고 폐쇄적인 입시교육과 현장성이 결여된 교육정책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약자들도 한둘이 아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장애학생과 그 부모들이 체감하는 교육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 이는 결국 인성교육의 부재가 원인이며 장애인들의 '다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교육이 결여된 결과다. 특수학교의 학생들은 장애인이기 이전에 학생이다. 그들에게도 진정한 학습권의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33년간의 교직 경험과 그간 깨달은 입시의 문제점들, 사회적 약자들의 학습권 보장에 대한 열망까지 현장과 소통하는 시민교육감으로서 부산교육의 판을 제대로 뒤집어보고자 한다.


▲ 함진홍 부산시교육감 후보. ⓒ프레시안

프레시안 : 이번 교육감 선거에는 진보, 보수, 대안교육 후보까지 출마하면서 복잡한 구도가 형성됐다. 각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함진홍 후보 : 교육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교육에 진보가 어디 있고 보수가 어디 있나. 진보와 보수의 갈등으로 말미암아 교육의 본질이 사라지고 있다. 후보들은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 옷을 입고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교육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 투쟁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교육 적폐가 바로 교육의 정치화라고 볼 수 있다. 부산의 교육을 총괄 담당하는 교육대통령의 자리인 부산교육감이 특정 정파적 논리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을 지키고 오직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 나아가 부산 시민들의 교육을 위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자가 교육감이 돼야 한다.

프레시안 : 최근 드러난 학교 체육부 비리를 비롯해 꾸준히 학교폭력, 성추행 문제는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가?

함진홍 후보 : 학교폭력이나 성추행 등의 문제는 단순 가·피해자 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 환경적 요인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교사, 학부모, 학생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사후조치는 그 의미가 크지 않다. 물론 이미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한 회복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의 권한과 책임 강화를 통한 강경책도 있을 것이고 학부모와 교사들의 상담 등과 같은 회유책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교육이다. 질서, 나눔, 배려, 협력, 존중 등 인성 덕목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인성교육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유·초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감과 소통을 통한 갈등 해결의 내용을 사례 중심의 학습으로 풀어내 아이들에게 인성을 습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남북정상회담 이후 교육계에서는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과 함께 통일교육도 주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교류의 측면에서 필요한 통일교육의 방향·주안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함진홍 후보 :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단절되고 악화돼 온 남북관계에 있어 상호 간의 신뢰를 형성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의 봄이 오려는 듯하다.

이러한 한반도의 역사적 대전환에 발맞춰 교육계 역시 통일시대에 걸맞은 통일교육에 대비해야 한다. 통일이라는 과업이 앞으로 몇 세대를 더 거쳐야 이뤄질지 확답할 순 없지만 미래의 통일세대가 될지도 모를 지금의 아이들에게 통일의 당위성과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게끔 제대로 된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공존의 대상으로써 북한을 상호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상대라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 평화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 선조들이 피땀 흘려 지켜 온 나라를 물려받은 우리 민족에게 부여된 사명은 조국의 자주평화통일이다. 남북분열과 갈등으로 불필요한 시간과 국력을 낭비해선 안 된다.


▲ 함진홍 부산시교육감 후보. ⓒ프레시안

프레시안 :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교육감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김석준 현 교육감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부산교육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교육감으로서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공약은?

함진홍 후보 : 응답률이 5%도 채 되지 않을뿐더러 그 5% 중에서도 '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이 30%가 넘는 지금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 본선을 앞두고 예정된 TV토론들과 선거유세에 따라 판세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겉보기에는 김석준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지난 4년간 부산교육이 얼마나 청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석준 교육감의 공약이행률은 그다지 청렴하지 못한 것 같다. 전국 시·도교육감 공약이행률에서 10위를 넘어갔고 현장교사들의 업무경감을 약속했지만 실상 현장에서는 교사들의 업무가 폭증했다.

또한 지난 교육감 선거 당선 당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해놓고 파기하는 부산교육의 수장으로써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기는 행태를 보였다. 이와 함께 부산의 학력은 해마다 떨어졌고 솔빛학교 이전 문제를 비롯해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버렸다.

지금 부산교육은 대수술이 필요한 중병에 걸려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러한 대수술은 현장에서 그 원인을 파악하고 교육현장 중심의 정책을 지향해야 한다. 대규모 신규 사업의 제안은 자제하고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현실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저는 구호성 공약이 아닌 교육 주체들이 현장에서 즉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제시할 것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부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 주길 바란다.

함진홍 후보 : 이제는 '너 어느 학교 나왔느냐' 이렇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너 뭘 할 수 있어'라고 물어보는 그런 시대다.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교육정책도 마찬가지로 이제는 시민의 뜻과 정신으로 나라도 학교도 바로 설 때라고 생각한다. 교실부터 해결하고 그다음이 미래교육이다. 교실이 지금 신음하고 있다. 어제의 교실에서 나온 평교사의 출마는 사실은 시대적 부름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불러주십시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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