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세월호 막말'에 이어 세월호 유가족·자원봉사자의 성추문 주장, 여성 경쟁후보에 대한 성희롱 논란 등을 잇달아 빚은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에 대해 결국 제명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차 후보는 당의 결정에 불복할 뜻을 비쳤고, 강성 보수 지지층은 반발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13일 낮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차 후보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다. 통합당은 당 법률위원회 검토를 거친 끝에, 당 윤리위원회 의결 절차 없이 최고위가 직권으로 차 후보를 제명하기로 했다. 긴급 최고위에는 황 대표와 이준석·신보라 최고위원 등 출마 지역구가 서울·수도권인 이들 일부만 참석했고, 조경태(부산) 최고위원 등은 영상통화나 전화 통화를 통해 원격으로 의사 표시를 했다. 최고위 결정에 따라, 차 후보는 당적을 잃게 됨에 따라 총선 후보 자격도 박탈된다. 앞서 통합당 윤리위는 지난 10일 차 후보에 대해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려 총선 완주의 길을 터준 바 있으나, 주말 동안 차 후보가 '현수막 ○○○' 등 부적절한 발언을 추가로 내놓으며 수도권 여론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일자 최고위가 직권 제명에 나선 것이다. 황 대표는 최고위 후 "(차 후보에게) 자제하도록 기회를 줬음에도 다시 그런 발언을 한 부분에 관해 최고위가 심각하게 판단한 것"이라며 "국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주말에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분석을 해보니 너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며 "왜 이런 일이 지난 1주일간 벌어졌는가 되짚어 보니 가장 심각한 이슈는 역시 차 후보 이슈였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차 후보를) 강하게 질책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를 제명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주말 유세에서 "그 사람(차 후보 지칭)을 더 이상 우리 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여론 반향을 고려한 통합당의 뒤늦은 제명 결론에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 내에서부터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차 후보에 대한 제명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지도부가 뒤늦은 결정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제가 윤리위 결정 직후에 김종인 위원장과 황 대표에게 '이것은 아무리 윤리위원회가 저런 잘못된 결정을 해도 선대위와 지도부에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결단을 촉구했다"며 "그런데 당시 선대위원장도 지도부도 그때 판단이 너무 안이하고 뒤늦은 판단이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또 지난 10일 윤리위 결정에 대해 "제가 차 후보의 세월호 막말이 터진 직후에 '정말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당 윤리위가 어처구니없게도 '탈당 권유'라는 잘못된 결정을 하는 바람에 그 후보가 지금도 당적을 유지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계속 막말을 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 의원은 "선거 마지막에 특히 젊은 세대한테 저희들이 굉장히 큰 상처를 계속 드렸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못된 일이었다"며 "선대위와 당 지도부가 제명 결정을 했는데, 뒤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세월호 막말, 젊은 세대 비하 발언, 광주시민 모독 발언 등은 당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고, 앞으로 정말 고쳐나가겠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차 후보 본인과 일부 강성 보수층에서는 당의 제명 결정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차 후보는 또 SNS에 올린 글에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고, 당에도 재심 청구를 하겠다"며 "저의 '○○○ 발언'을 막말이라 단정해서 저의 명예를 훼손한 언론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나왔다. 차 후보는 "후보자 토론회에서 저를 지칭해 '짐승'이라 매도하고 제가 공약을 베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를 고소했다"며 "제가 세월호 텐트 ○○○ 사건을 폭로하지 말았어야 하는가? ○○○이라는 단어보다 더 고상한 단어가 어디 또 있나"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이라는 표현은 3인의 집단 성행위를 의미하는 은어다. 차 후보는 "왜 우리는 세월호 텐트의 검은 진실을 입에 담으면 안 되느냐"라며 "왜 우리는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는가? 이게 자유민주주의 맞는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강성보수 성향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통합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차 후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며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을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올라왔고, 황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반응도 있었다. "언제까지 좌파들 눈치를 볼 것이냐", "차 후보가 뭘 잘못했다고 제명을 시키나" 등의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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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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