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관련 부산 지역 유권자 인식조사 결과 코로나19 극복 후 우선 추진 경제 현안 사업은 가덕도 신공한 건설 결정으로 나타났다. <프레시안>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시민 821명을 대상으로 지난 16일 진행한 '부산광역시 총선 사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극복한 이후 부산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현안 사업'으로 응답자의 30.1%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 결정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23.9%),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17.6%), 블록체인 규제 자유 특구(8.5%)가 꼽혔다. 잘 모른다는 응답은 19.8%였다. 21대 부산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추구해야 할 의정활동으로는 '주민과의 소통'이 39.2%로 가장 높았고 공약이행 32.9%, 지역밀착형 의정활동 24.0% 순으로 응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61.2%가 긍정평가(매우 잘함 19.5%, 잘하는 편 41.6%)를 했고, 34.8%가 부정평가(매우 잘못 12.5%, 잘 못하는 편 22.3%)를 했다. 잘 모름/ 무응답은 4.0%였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5.0%, 미래통합당이 24.3%, 정의당 5.0%, 국민의당 3.5%, 열린민주당 3.0%, 민생당 0.4% 순이었다. 무당층은 23.8%로 집계됐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사전투표 조작 주장에 대한 공감 부분에서는 67.4%가 공감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25.4%는 공감한다고 집계됐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에는 51.2%가 공감했고 34.8%가 공감하지 않았다.
'회상 기억 질문'에 '투표했다' 응답자가 투표율 웃돌아
부산 지역에 국한한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힌 응답자가 85.9%로 나타났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4.1%였다. 그러나 실제 부산 지역 투표율은 67.7%였다. 실제 투표율보다 '투표했다'고 응답한 이가 18.2%포인트 높은 셈이다. 이는 정치 고관여층, 즉 투표 참여층이 이번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해석됨과 함께, 이른바 '회상기억 질문'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인 현상으로도 보인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득표율을 전체 유권자 비율로 환산하면 31.6%인데 여론조사에서 지난 대선 때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느냐'는 질문을 던질 경우 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40~50% 이상으로 집계된 현상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비슷한 현상이 일관되게 관찰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총선 투표율 자체가 민주화 이후 역대 총선 투표율 기록을 갈아치운데다, '슈퍼 여당'의 탄생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나타나자 '회상 기억 질문'에서 '투표에 참여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비율이 높아진 셈이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를 참고할 때 수치 그 자체보다 추이를 살펴보는 게 더 낫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배경 하에서 유권자 인식의 유의미한 지점을 살펴 볼 수 있다. 투표에 참여했다고 응답한 부산 지역 유권자들만을 대상으로 후보 결정 시점에 대해 질문했다. '주요 정당에서 후보자를 확정하기 오래전부터 결정했다'(41.6%)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정당에서 후보자를 확정한 것을 보고 결정했다'는 25.2%였다. '선거운동 시작~사전투표일 전'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8.5%, '투표 당일에 결정'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8.8%, '사전투표일 이후~본 선거일 전'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4%였다. 지지후보 변동 관련 질문에서는 87.7%가 당초 지지했던 후보를 바꾼 적이 없다고 답했고 11.8%는 바꾼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박빙 지역 선거에서는 '스윙보터'의 역할이 크다. 정당, 후보별로 굳건한 지지층이 약 40% 안팎이며, 공천에 영향을 받는 유권자가 25% 안팎 수준이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선거운동과 사전투표 진행 과정에서 후보가 결정되는 경우도 25% 안팎으로 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지지 후보를 변경한 비율이 11%라는 것도, 박빙 지역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후보를 선택하게 된 원인으로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후보자 소속정당(6.4점), 후보자 자질과 공약(6.3점), 정부 코로나 대응(6.1점), 대통령 국정운영(6.1)'이었다. 이어 '부산지역 경제 문제(5.0점), 부산시청 성과(4.4점)'이 뒤를 이었고 후보자의 선거 운동은 4.1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주요 정당별 선거 과정에 대해서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후보자 공천 부분에서 민주당 5.4점, 통합당 4.2점, 선거운동은 민주당 5.3점에 통합당 4.6점, 선거공약과 정책에서는 민주당이 5.3점, 통합당은 4.4점을 받으면서 모든 항목에서 민주당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회 평가 부분에서는 20대 국회가 3.8점, 부산지역 국회의원은 4.1점을 받으면서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저조했다. 이 때문에 21대 국회(6.0점)와 부산지역 국회의원(5.6점)에 대한 기대감은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21명을 대상으로 지난 16일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수준, 응답률은 13.2%다. 올해 4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를 적용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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