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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뉴 노멀의 중추,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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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뉴 노멀의 중추, 농업 [복지국가SOCIETY]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촌, 어떻게 해야 하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내외에서 '로컬'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의향도 커지고 있다. 또 도시화율이 큰 지역이 감염병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국경이 봉쇄되고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잠복해 있던 세계 경제구조의 맹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금 우리 시대는 지역 생활권에 관심을 가지고 로컬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급변할 수밖에 없다

경제 회복과 위험 절감을 위한 해법 마련이 급선무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과 자급자족 추세에 따라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한 공급 망 관리 차원의 세계화는 급속하게 약화될 것이다. 지역이 중심에 놓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사회적 경제를 중시하며, 사회 인프라를 지역에서 관리·통제하는 식으로 해법이 모색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를 이용해 사회・경제・문화적으로 다양하게 세계인과 하나로 연결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이 본격화될 것이다. 유럽은 '연대의 공동체' 입증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코로나19 회복기금 667조 원 조성에 합의하며, 기본 방향과 함께 4가지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당연히 보건・의료이고, 두 번째 제시어는 생태였다. 즉 그린 뉴딜(유럽연합은 그린 딜로 명명)로 경제구조의 생태적 전환을 가속화하여 기후, 환경, 생태 다양성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세 번째는 디지털 역량 강화다. 디지털 시스템 강화를 통해 화석연료 사용의 최소화와 더불어 유럽연합 내의 디지털 플랫폼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디지털・그린 뉴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유럽 내 생산 체계의 대대적 로컬(지역)화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의향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과 수요 변화>에 따르면 "귀농・귀촌 의향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20.3%로 나타났다. 농업・농촌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증거도 드러났다. 전체의 74.9%가 "식량 안보가 중요해졌다"고 응답했고,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69.5%에 달했다. 또 농축산물 구매 시 안전성을 "더 고려한다"는 응답이 48.6%로 나타났는데, 이는 친환경 농산물 구매량 증가(21.2%)와 국산 농축산물 구매량 증가(27.1%)로 이어졌다. 이런 추세는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로컬 푸드의 경우, 강원도 34개 로컬 푸드 직매장 매출액은 4월 말 기준 63억6800만 원으로 33.1% 증가했고, 서울시 강동구 싱싱드림매장은 5월 매출이 1억9000여만 원으로 작년 같은 달(1억2800여만 원)과 비교해 볼 때 무려 48%나 매출이 늘었다. 식량 로컬화 관점에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살펴보면, 탄식과 함께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한국은 곡물 자급률이 24%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2번째 순위다. 목표 가격을 설정해 소득을 보전했던 쌀 자급률은 97.3%(2018년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1인당 연간 밀 소비량(32.2㎏)이 쌀(61㎏)의 절반을 넘어섰는데도 밀 자급률은 고작 1.2%에 머물고 있다. 옥수수는 3.3%, 콩 25.4%, 보리쌀 32.6%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 농업전망>에 따르면, 올해 식량자급률(사료용 원료 곡물을 제외한 주식용 곡물)은 45.4%로 예상된다. OECD 국가 중 국민총생산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우리처럼 80%를 넘는 독일의 경우, 식량을 거의 100% 자급하고 있다. 독일 시민 사이에서는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상식화돼 있으며, 정부가 농촌과 농민을 살리는 농업 정책을 매우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낮아 식량 공급 불안과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접근성이 위협받는 사회는 위기가 닥치면 쉽게 혼란에 빠지게 된다. 식량 문제는 모든 국민의 생존 문제이므로 국가 안보와 사회보장 차원에서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식량자급률이 오르면 농업 및 농촌 생산력이 높아져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농업 및 먹거리 분야의 디지털・그린 뉴딜 정책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국민의 먹거리 복지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세심하고 촘촘하게 구성해야 한다. 또한, 환경을 생각하며 식량안보와 식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기술로 투명하게 관리되는 먹거리 신뢰 체계도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사람이 돌아오도록 토대부터 다져야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은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위기는 소농(小農)을 통한 식량 생산 강화가 해결책이라고 했다. 소농이 많을수록 생물학적・영양학적 다양성이 유지되고, 소농이 생산한 농산물은 대부분 자국 시장에서 판매되므로 국가 간 이동에 제한이 있거나 수출입이 중단됐을 때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영농 규모가 크지 않아 가족 노동력으로 충분히 경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는 1헥타르(ha) 미만 농가인 소농이 70만5000가구(전체의 약 70%, 2019년 기준)로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농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호하기 위해 OECD 회원국 가운데 22개 국가는 농민의 특성에 맞는 각종 사회보험을 설계·지원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농업인과 관련한 4대 사회보험(의료보험, 연금보험, 요양보험, 재해보험)을 일반 국민과 별도의 체계로 운영한다.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질병, 장애, 노령, 실업, 사망 등)을 보험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다. 즉 사회적 위험을 예상하고, 이에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경제생활을 뒷받침하려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4대 사회보험 제도를 갖추고 있으나 농민은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림업 근로자의 재해율' 조사 결과를 보면, 2014~2018년 5개년 평균 농업인 재해율은 100명당 1.28명꼴이다. 이를 고용노동부의 연도별 '산업재해 발생 현황'과 비교했을 때, 농업인 재해율은 일반 산업재해보다 2.5배나 높았다. 높은 재해율에도 불구하고, 1인 이상 고용하는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된 농업인은 2015년 현재 6만8697명(전체 농업인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상시근로자 5인 이상의 규모를 가진 농업법인이나 영농법인으로 가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업인을 위해 '농업인 안전보험'(2019년 기준, 가입 농업인 수 84만5000명, 가입률 64.8%)을 시행하고 있으나 문제시할 수밖에 없다. 산재보험과 달리 NH농협생명이 운용하는 임의방식 민간보험이라 재해사고의 보상에 한계가 있고, 사고 예방 체계의 구축은 불가능하다. 독일처럼 사회보험으로 운영해야 제대로 된 보상과 예방 대책도 강력히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산재보험은 고용보험과 유사한 점이 많아 보험료 징수를 하나의 법으로 규율할 만큼 정책적 연관성이 깊다. 사실상 농민 대부분은 고용보험에 가입할 길이 막혀 있다. 현행 고용보험법에서 "농림어업 중 법인이 아닌 자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은 고용보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임의가입도 할 수 없어서 자연재해나 사고를 당해도, 이농이나 임신・출산으로 생업을 잃어도 실업급여는 물론이고 모성보호급여와 직업훈련 지원 등의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농사를 지을 때 소득 감소가 발생하면 시범사업인 농작물재해보험이나 농업수입(纯收入)보장보험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재해 등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거나 경작면적이 40% 이상 축소되는 경우, 작목 전환 등으로 소득 창출이 어려운 경우 등에는 다시 농사를 짓거나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실업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국민연금도 소득이 낮은 농·어업 인구에게는 문턱이 높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이 발효된 1995년부터 정부가 농민에게 국민연금 보험료의 일부(최대 50%)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농업 외 소득이 농업소득보다 많거나 농외소득이 2782만9200원(2017년 기준)을 넘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체 국민연금 가입률은 71%인데, 농업인은 35.6%에 머무는 이유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농어업인 보험료 지원사업의 월평균 지원자는 36만7000명이었으며, 1인당 월평균 지원액은 4만1550원으로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6만5900원에 비해 적다. 농가 수는 해마다 줄고 농촌의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림어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민 224만5000명에 농가는 100만7000가구다. 농가 경영주는 70세 이상이 전체 농가의 45.8%(46만2000가구)를 차지하고, 60대가 32.1%(32만4000가구)다. 게다가 1ha 미만 경작 농가가 전체의 70%로 소농 구조가 고착된 형편이다. 농축산물 판매로 벌어들인 소득이 1000만 원 미만인 농가가 전체의 65.3%(65만8000가구)에 이른다. 코로나19 이후 도농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전 국민 고용보험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했다. 결과는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추진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 대상에 농민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농산어촌 사회안전망이 강화될 수 있다. 정부의 5대 국정목표 가운데는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제시된 게 "사람이 돌아오는 농산어촌"이다. 사람이 돌아올 토대부터 다져야 한다. 농민을 위한 대표적인 지원 정책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돈을 직접 지불하는 제도'(직불제)가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등의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세계 여러 나라는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을 모색했다. 우리나라는 직불제를 시행했다. 2001년 논 직불제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9개의 직불제가 생겨났다. 그러나 쌀은 공급 과잉을 불러왔고, 쌀 이외의 품목을 경작하는 농가 및 소농의 소득안정망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심화했다. 올해부터 환경・생태 보호, 공익적 가치 창출 등 국민의 요구 수준에 부응하기 위해 공익직불제로 개편돼 운영된다. 공익직불제는 재배 작물 및 가격과 관계없이 동일 단가로 지급한다. 0.5ha(약 1500평) 이하를 경작하는 지급 요건(농지면적 기준, 영농 종사기간, 농업 외 소득 등 8가지 요건)을 갖춘 소규모 농가에 연 120만 원을 지급한다. 0.5ha를 초과할 경우는 면적 구간을 나누어 면적이 커질수록 지급 단가를 낮게 책정하여 직불금의 양극화를 개선했다. 특히 농업의 공익적 기능 확대를 위해 환경 보호, 생태 보전, 공동체 활성화, 먹거리 안전 등 17개 준수 사항을 이행해야 직불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신종 바이러스 출현은 환경 파괴에서 기인한 바 크다. 전염병 발생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환경의 위기, 생명의 위기 상황에서 공익직불제는 환경을 보호하는 사전적 예방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디지털・그린 뉴딜을 향하여

농업에는 환경보전, 식량안보, 전통문화의 계승, 경관보전, 지역사회 유지 등의 공익적 기능이 있다. 2018년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총 28조 원이고, 그 중에서 환경보전 기능이 18조6343억 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영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토양・생태계 등의 오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농업 환경보전 인식 제고 및 환경보전 영농활동 컨설팅・실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농업 분야 생태환경 조사・평가 기준 및 매뉴얼을 마련하여 농업 환경보전 프로그램이 생물 다양성과 생태환경의 보전 및 개선에 미치는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유기농 등 친환경 농법과 일반 농법이 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 단위 농업환경 모니터링 등 각종 농업환경 관리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농업 환경보전 프로그램 측정과 홍보 활동을 디지털・그린 뉴딜 일자리와 접목하면 더욱 실효성이 커질 수 있다. IT에 익숙한 청년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여 신뢰성 있게 조사 및 측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효과를 국민에게 홍보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디지털・그린 뉴딜은 청년들의 농촌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또, 농촌과 도시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청년 농부들이 늘어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스마트 물류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산물 계약 재배의 증가와 함께 유통 과정이 신뢰성 있게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 혁신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농촌의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을 막고자 하는 일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농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일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심의위원회에서 농민수당이 복지제도에 해당하는지 심의했다. 그 결과, "농업인 소득안전망 확충을 위한 국가 정책 방향에 부합하고, 농업 인구의 지속적 감소 및 소득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사업 추진 필요성을 인정한다"며 농민수당을 새로운 농업 정책이라고 해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전망 2020>에서 밝힌 우리나라 농업소득은 농가당 평균 1295만 원이고, 이전소득(농민수당과 공익직불금 등)은 1144만 원이었다. 이전소득이 농가소득을 지탱하고 있는 구조다. 농민수당은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 중소 상인과 상생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역화폐(전남 해남군의 경우 농가당 연간 60만 원)로 지급한다. 2019년 전남 해남군을 시작으로 2020년 5월 현재 농민수당 조례가 제정된 지역은 30곳으로 늘어났다. 조례에 사용된 명칭은 농·어민수당, 공익수당, 경영안정자금, 농업농촌 공익적 가치 지원 등으로,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올해 농민수당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4분의 1에 해당하는 57개 지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삶의 희망 사다리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세계적인 글로컬라이제이션의 흐름 속에 로컬(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식량 로컬화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 현황을 짚고, 농업인과 관련된 사회보장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중·소농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농업 정책에 대해 살펴보았다. 경제적으로 불황・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사회적으로는 비대면 접촉이라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그럴수록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와 정책을 잘 살펴야 한다. 농촌에서 사람들의 삶의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보장 제도를 더 촘촘하게 설계하고 시행해야 한다. 더 나아가 도시의 과밀 문제와 농촌의 소멸 문제를 연결하는 창의적인 정책과 사회적 연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관계(New relationship)를 중심에 둔 시민・농민 정책을 펼쳐야 한다. 국민에게 새로운 삶의 선택권을 두텁게 제공해야 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새로운 삶을 찾아 농어촌으로 이주하는 세대가 늘어날 것이고, 장차 원격 근무의 일상화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는 줄어들 것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는 실직한 40~50대 도시민들의 부모 세대가 농촌에 터를 잡고 있어 그나마 쉽게 귀농・귀촌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의 중추를 이루는 지금의 젊은 세대는 처지가 다르다. 귀농・귀촌 의향이 크더라도 농촌 지역에 연고가 있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농민・농촌・농업 문제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물 지역 거버넌스(인간만이 아니라 지역 생태계를 책임지는 통치) 정책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많은 도시민에게 농촌은 새로운 삶의 희망 사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백혜숙 님은 서울대학교 천연섬유학과를 졸업하고 도시 농업, 사회적 경제, 농수산물 유통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현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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