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가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양자대결로 좁혀진 가운데, 7일 이낙연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낙연 의원의 '텃밭'인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차기 당권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 했다. 그는 "그동안 당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깊은 고뇌를 거듭했다"며 "저는 민주당과 저에게 주어진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는 중첩된 위기에 직면했다"며 △코로나19의 확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의 침체와 민생의 고통 △격차의 확대·청년층의 좌절 △저출생·고령화 △평화의 불안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제입법과 사회입법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를 회생시키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산업을 육성해 고용을 창출하며 청년층 등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 위한 '경제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며 "양극화를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사회입법'이 절박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민생 연석회의'나 '평화 연석회의'와 같은 여야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야당의 협력을 얻으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연석회의가 충실히 운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반포동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매도한 것을 두고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합당한 처신과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의 방향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로소득을 근절해야 한다"며 "과세 강화는 정부에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아는데,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고 누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린벨트 해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 내) 유휴부지를 잘 활용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 가능하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면 다른 방법을 놓고 논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검색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에 대해서 "대단히 안타깝다. 지금도 주체들이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데 현명한 대화가 나오길 기대하겠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노동의 양극화 완화는 견지해야 할 가치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 임기 2년을 채울 것인가'라는 질문엔 "현재로서는 당헌·당규를 지켜야 한다"라면서 "임기도 존중돼야 하고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도 당연히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김부겸 의원의 '당대표 임기 2년 완주'에 대해선 "김 의원의 충정은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 수사지휘권 발동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이어지는 데 대해선 "검찰이 장관의 지시를 따르는 게 맞다"며 "지금 같은 불편한 상태가 빨리 정리되고 해소되길 바란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낙연 '텃밭' 광주 찾은 김부겸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가"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광주 방문을 시작으로 당권 행보를 공식화 했다. 다음 날은 전주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북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는 9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앞둔 영남 출신의 김 전 의원이 같은 날 출마 선언을 하는 이낙연 의원의 핵심 지지지역인 광주를 찾은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 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를 생각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경선이 떠오른다"며" 광주 시민들은 대세론과 지역주의를 등에 업은 인물이 아닌 당에 헌신한 후보, 책임을 지는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앞두고 첫 행보로 광주를 찾은 것에 대해 "광주의 선택이 곧 민심의 바로미터이고 대한민국의 선택, 역사의 선택이 됐다.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고, 더 큰 민주당이 되는 첫 출발을 광주에서 시작하고자 한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당대표 임기 완수의 책임성을 거듭 어필하며 대권 도전으로 인해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각을 세웠다. 그는 "정치는 책임이 막중하다. 책임을 다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약속은 유효하다"며 "당 대표 임기 2년의 중책을 책임지고, 끝까지 완수해 2021년 재보선,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의 꿈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8.29 전당대회가 영·호남 대결, 대선 전초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누가 되더라도 서로를 상처 내고 흠집 내면 결과는 두 사람에게 다 초라할 것이다. 민주당 전체에도 마이너스"라며 "국민들의 간절한 대한민국 통합의 꿈을 다시 묘하게 갈라놓는 나쁜 버릇이다. 총선에서 일부 드러난 지역주의 단편이 드러난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저는 민주당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다. 그 첫인사를 광주에 가서 드리고자 한다"며 "민주당의 뿌리이기에 그게 마땅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 출신의 한 대학생이 '80년 광주'와 만나 민주화 운동의 길을 걸어왔다"며 "'대구의 아들' 저 김부겸을 많은 광주 분들이 '광주의 아들'로 따뜻하게 품어주셨습니다. 제가 앞으로 걸어갈 미래도 결국 광주와 함께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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