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14일 "정대협을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할머니는 남은 생존 피해자 17명 중 유일하게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들을 떠올리며 "너무 서럽다. 언니 동생들은 노하지 말아라. 돌아가신 할머니들 이름을 못부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30년간 데모, 시위를 해서 세계에 이를 알린 점은 잘했다"며 "하지만 그 데모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하는 것의 본질과 방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외쳤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수요집회와 관련, "수요집회는 있지 않아야한다. 집회라 할 것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위의 형식을 바꿔야한다"며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을 빨리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치라 했고 고친다고 했으니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위안부가 무엇인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걸 교육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각에서 자신을 친일파라 비난했던 것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난 정치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친일파가 뭔지도 몰랐다"며 "일본을 두둔하고 자주 함께하는 게 친일파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계에 계시는 여러분들, 국민 다 똑같은 분이라 생각한다. 위안부 문제는 자기 일이라 생각한다는 분들로 이제 알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연과 전날 검찰 수사를 받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 하지 않았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은 불참했다. 이 할머니와 함께 참석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은 "여러가지 안타까운 일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가 열리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문제해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피해자 중심주의'"라며 "정부는 할머니들이 '괜찮다'라고 할때까지 할머니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의 건강이 항상 걱정된다"며 "열일곱분 생존 피해 할머니들께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세심히 살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위안부 피해사실을 세상에 알린 뒤 정부는 이날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있다. 2018년 정부 공식 기념일로 지정된 후 세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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