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포함된 리그가 A리그,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무소속 후보의 이른바 '토너먼트식 야권 단일화'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금 후보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며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룬다는 원칙과 기준에 단일화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들이 동의해 달라"고 '단계적 단일화' 방안을 명확히 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의 근거에 대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지 못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는 절박함"을 들며 "정권의 무능과 독선으로 우리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은 저의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 후보도 같은 심정으로 야권 단일화 제안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금 후보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 경선을 외부에 개방하라는 요구를 거둬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제가 제안한 개방형 경선에 국민의힘이 동의해 준다면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하는 등 자신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왜 국민의힘 경선이 예비경선 B조냐'는 질문에 "큰 뜻이 담겨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야권 후보 적합도나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돼 있는 리그니까 A리그"라고 자부심 섞어 답한 데서도 비슷한 심경이 엿보인다. 'A조 예비경선' 참여 범위에 대해 그는 "제가 말씀드린 기준에 동의하는 분들이 범야권 인사라 볼 수 있다"며 "(특정 후보가) 범야권인지 범여권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국민의힘과 2차 단일화를 이룬다'는 것 외에 4가지 '원칙과 기준'을 단일화 컨센서스로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일화의 목적과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범야권의 저변을 넓히고 서로의 합이 더 커지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5대 컨센서스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는 단일화 취지에 동의한다"는 것과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룬다"는 것이 골자다. 또 △"단일화에 참여한 예비후보들은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화된 후보의 지지를 공개 선언한다"△"경선 과정에서 일체의 네거티브나 인신 비방성 발언을 하지 않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할 것" 등 단일화 경선의 룰과 관련된 내용, △"헌법정신과 법치, 국민 상식을 존중하고 무너져가는 정의와 공정을 바로잡을 것을 약속한다"는 일부 가치지향도 담겼다. 그는 "저부터 먼저 이 다섯 가지를 약속드린다"며 "저의 제안을 금 후보께서 수용해 주시고, 범야권 다른 후보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금 후보와) 조만간 만나 제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경선 일정에 대해서는 "참여 후보들의 실무진이 모여 협의해 정할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금 후보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금 후보는 이날 안 대표의 기자회견 후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저의 '제3지대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안 후보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말씀하신 조건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금 후보는 다만 "집권세력의 독주를 견제하고 권력형 성폭력으로 인한 보궐 선거에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단일화 경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본선 승리를 위해서 야권에 대한 신뢰를 쌓고 지지층을 확장하는, 이기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 본선의 날카로운 검증에 대비해 그 이상의 자체 검증도 필요하다"고 경선에서의 열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