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무소속 금태섭 후보와의 '제3지대' 경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간 '2차 단일화'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나경원·오세훈 양강 구도인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오는 4일 결과가 나오는데, 안 대표는 1일 제3지대 경선 승리 직후 낸 메시지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거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그 어떤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대 측인 국민의힘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자당 경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여부만이 부각되는 데 대한 불편함도 감지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후 <뉴스1>과 한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단일화에 대해 "단일화는 서로 의견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다소 거리를 두는 반응을 보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안 후보가 제3지대 후보가 됐으면 된 것"이라며 "최종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은 우리 당 후보가 결정되고 추후 이야기할 일이다. 지금 뭐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 김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보선 전에 비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 주목을 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기자가 '4월 재보선이 끝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가느냐'고 묻자 "그 전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과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재질문에 그는 "내가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 "너무 관심 갖지 말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야권 후보단일화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패할 경우 물러나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서울시장 경선후보 합동 기자 간담회 인사말에서도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단일화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당 후보가 반드시 단일화를 이룩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정권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이번 보선의 의미가 정권심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시장을 뽑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안건은 그(심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이 어느 정당이겠느냐를 생각하는 것이지, 어느 특정인을 갖다놓고 유권자들이 판단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제3지대'의 어떤 사람이 후보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 당 후보가 당연히 단일 후보가 돼서 보궐선거를 마칠 수 있다는 게 내 기본적 소신"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이번 선거는 야권 전체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여당을 이기기 힘든 선거"라며 "힘을 합치기 위해 원만하고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국민의힘 측을 에둘러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정치권 안팎에서 보선 전 야권 정당들이 통합을 이뤄내야 하고, 야권 단일후보가 '기호 2번'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 "야권 단일화를 하는 이유는 여당 후보와 싸워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라며 "누가 몇 번으로, 어떤 당이 후보를 내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건 야권 지지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시절 한솥밥을 먹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MBN 방송 인터뷰에서 "선거가 쉽지 않다고 본다. (야권이) 하나가 되는게 당연히 맞다"며 "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이겼다고 치자. 안 후보가 4번 국민의당 번호를 달고 끝까지 가게 되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투표장 가서 안 후보를 열심히 찍어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최소한 통합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우리 당에 들어와서 2번을 달고 나가는 것이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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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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