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로나19 고용유지 핵심대책 중 하나였던 고용유지지원금의 혜택을 받은 노동자 비율이 전체 임금 노동자의 3.8%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지원 프로그램 중 고용유지와 연계된 비율도 3.6%에 불과했다. 반면, 정부가 기업지원에 쓴 돈은 고용유지에 쓴 돈의 14배에 달했다. 코로나 이후 고용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이에 대한 정부 대응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9일 참여연대에서 진행한 ‘코로나19 대응 1년 정부정책 진단평가 좌담회’에서 정부의 코로나19 재직자 고용유지대책을 평가했다. 이 위원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적용을 받은 비율은 사업체 수 기준 1.7%(7만 2350개소), 노동자 수 기준 3.8%(77만 3086명)다. 전체 지원금액은 약 2조 2778억 원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 처한 고용주가 감원 대신 근로시간 단축, 휴업, 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면 정부가 그 중 50~67%를 고용보험기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코로나 고용 위기 핵심대책 중 하나로 지난해 4월 고용유지지원금에 따른 휴업수당의 정부 지원 비율을 최고 90%로 올렸다.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위해 대출 등 방법으로 기업에 지원한 금액 중 고용유지와 연계해 집행한 금액의 비율도 낮았다. 정부는 2020년 2월 7일부터 1월 8일까지 기업에 약 70조 4000억 원을 지원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애초 정부의 코로나 기업지원 프로그램 발표에 따라 이 중 12% 정도인 8조 7400억 원 가량이 고용유지와 연계해 집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실제 고용유지 관련 후속조치가 확인된 기업지원 프로그램은 기간산업안정기금뿐이다. 이 형태로 기업에 지원된 금액은 전체 지원금의 3.6%인 2조 6400억이다. 주로 항공업에 지원됐다.
전반적으로 보면,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재직자의 고용유지에 들인 돈은 약 4조 9000억 원으로 기업지원금 약 70조 4000억 원의 1/14 가량이다. 이 위원은 "OECD 국가들도 코로나 이후 고용유지지원금과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노동자 수혜 비율이 뉴질랜드 66%, 프랑스 50% 이상, 이탈리아, 스위스 40% 이상 등으로 한국에 비해 높다"며 "이런 나라들에 비하면 한국은 고용유지를 요란하게 강조한 데 비해 돈을 거의 안 썼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작년 2월과 비교해 지난 2월 취업자가 74만여 명 감소하고 실업자가 38만여 명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고용 상황이 어렵다"며 "재직자 고용유지를 위한 고용대책을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노동자 직접신청 제도 도입, 사업주 부담 추가 완화,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유지조치 의무화 등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 정부지원 기업 한시적 하청 계약 해지 금지, 정부 지원 업종 고용안정협약 체결 의무화 등 고용유지연계 기업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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