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품은 오세훈 "백만대군 같은 원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도-보수진영 정치권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중심으로 결속을 가시화하고 있다. 오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펼쳤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오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데 이어 국민의힘 의원총회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안 대표와 '제3지대 단일화'를 했던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도 오 후보 선대위에 참여했다. 안 대표는 24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전날 오 후보가 전화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철회한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의총 인사말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정권 교체의 교두보이고 디딤돌이다. 그래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록 제가 (후보가) 되지는 않았지만 깨끗하게 승복하고,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야권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그것이 오 후보의 승리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오 후보를 도와 최선을 다할 것을 의원 여러분 앞에서 약속드린다"며 "후보 단일화를 먼저 제안하고 단일화 성사를 위해 어떤 불합리한 조건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제가 할 일은 오 후보의 승리,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서울 시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야권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 "정부·여당의 험한 공격을 막아내고 받아지는 방패와 창이 되겠다"는 다짐까지 덧붙여 야권 재편 시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을 강하게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오 후보는 "안 후보 말씀을 듣고 벅차올랐다. 감격해 잠시 울컥했다"고 화답하며 "이번 단일화 과정과 이후에 이뤄지는 공동 선거운동을 지켜보며 대한민국 정치가 몇 단계 '점프'하는, 달라진 정치 풍토 '새 정치'를 목격하고 감동할 것이다. 토대를 만들어준 안 후보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했다. 오 후보는 "안 대표도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새 정치를 표방했고 많은 좌절과 시련 속에서도 해왔는데,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본인이 꿈에 그리던 새 정치를 오세훈과 (함께)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국민께 최소한의 도리를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공동선대위 구성, 서울시 연정 등에 대한 협의는 아직 진행 중인 상태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부분이 있어서 '(서울시)공동경영'에 대해서는 소상히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오 후보는 "정책 조율이 우선이다. 경영을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크지만 어떤 정책으로 서울시를 운영할지 이제 구체적 합의를 해야 할 타이밍이 왔다"고 부연하면서 "안 대표와 (양자 간) 빠른 시일 내에 뵙게 될 것 같다. 따로 정리해서 구체적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안 대표를) 다시 만나면 어떻게 야권이 분열되지 않고 통합된 선거를 치를지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측과의 공동 선거운동 방안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에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공동유세부터 시작해서 방송 토론, 유튜브, 언택트 선거운동 등"이라며 "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돕기로 약속했고, 어제 안 대표도 충분히 공감하고 어떤 도움이든 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안 대표 뒤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이날 아침에는 금태섭 전 의원이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오 후보 선거대책위 회의에 참석했다.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금 전 의원은 "단일후보가 된 오 후보에게 축하드린다"며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상식과 원칙이 바로서는 정치, 국민을 '갈라치기' 하지 않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승리를 위해서는 전통적 야당 지지증뿐 아니라 중도·합리적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 전 의원에게, 오 후보가 국민의힘 상징색으로 된 선거캠프 점퍼를 입혀 주는 퍼포먼스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단 금 전 의원은 기자들이 입당 가능성을 묻자 "입당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후보는 "큰 마음을 먹고 도와줬는데 굉장히 어색하실 거다. 당도 다른데 (선거캠프) 옷도 입어줬다"고 농담 섞인 환영인사를 건네며 "백만대군같은 귀한 원군을 얻었다"고 금 전 의원을 치켜세웠다.

▲금태섭 전 의원이 24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선대위 점퍼를 입고 있다. ⓒ오세훈 선거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