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게만 ‘열린’ 열린우리당, ‘강남’과 ‘더불어’ 가려는 더불어민주당
그 위기 상황에서 참여정부는 ‘피아(彼我)의 구분’에서 실패했다. 민주 진영 내 충정이 담긴 비판과 제안에 대해 날이 선 적대적 태도를 여지 없이 드러냈다. 당내 인사의 비판에 대해서는 더욱 심했다. 반면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거꾸로 연정을 제안했다. 열린우리당은 ‘피(彼)’에게는 열렸지만 ‘아(我)’에게는 굳게 닫혔다. 그러면서 지지층은 분열되었고 지지율은 급락하였다. 현재의 국면 역시 참여정부 말과 정확하게 오버랩된다. 압도적 다수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결국 중대재해 ‘기업보호’법이 되어버린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리 과정에서도 어떻게든 기업 측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지금도 당 주변에서는 이재용 사면을 비롯해 부동산 보유세 인하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기득권과 ‘강남’ 세력에 대한 짝사랑이요 아부다. 그러나 이렇게 더불어민주당은 기득권과 강남과 ‘더불어’ 가고자 하지만, 그들은 절대 지지하지 않으며 표로도 돌아오지 않는다. 오직 정부여당에 대한 조롱거리만 추가되어 술안주의 웃음거리로 전락될 뿐이다.진보진영의 ‘내로남불’, 대중의 배신감과 분노를 촉발시킨다
이른바 ‘내로남불’ 현상 역시 참여정부 말과 현 정부 공히 나타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의 홍보수석은 “부동산 불로소득은 철저히 세금으로 환수해야 한다” “지금 집 사면 낭패를 면할 수 없다”며 호언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강남의 아파트를 5억원에 사들였고 그 아파트는 불과 4년만에 22억원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4년 만에 강남에 2채의 아파트를 매입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둬 전형적인 강남권 ‘모범사례’로 꼽혔다. 김상조 전 정책실장은 전세상한가 법안 통과 바로 전날 자신의 강남아파트 전세를 그 상한가보다 훨씬 높게 계약하였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세를 타며 국회에 진입한 박주민 의원은 자신이 임대차 3법 대표발의자면서도 임대차법 통과 직전에 본인 소유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임대료를 9.1% 올려 받았다. 대중들은 원래부터 보수 야당에 대해서는 “나쁜 놈”으로 치부한다. 큰 기대도 없다. 하지만 겉으로 ‘공정’, ‘정의’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자기 잇속을 챙기는 진보 진영에 배신감의 분노를 크게 느끼고 보수 야당보다 더욱 싫어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해먹은 것은 저들의 1/10도 안 된다”는 식의 변명은 대중들의 커다란 분노를 촉발시킨다. 당사자들로선 억울하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이대로 가면 굳이 윤석열이 아니더라도 집권여당의 필패
참여정부는 재집권에 실패했다. 이명박 후보에게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의 참패를 당했다. 필연적인 수순이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야당 후보 오세훈이 좋아서 찍은 것이 아니었다.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집권여당에 대한 염증과 혐오감이 모든 변수를 압도한 선거였다. 커다란 변동이 없이 대체로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내년 대선 역시 집권여당이 필패하는 구도다. 굳이 윤석열이 아니더라도 야당 후보로 웬만한 인물이 나오게 되면 집권여당은 필패한다. 지금 정부여당이 보여주는 여러 모습들은 참여정부 말의 필패로 갔던 그 행태들이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추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내지 못한다면 보수 진영에게 고스란히 권력을 넘겨주게 될 것이다. 참여정부의 재집권 실패를 거울 삼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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