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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최재형 엇갈린 주말행보…인파이팅 vs. 아웃복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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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석열·최재형 엇갈린 주말행보…인파이팅 vs. 아웃복싱? 尹, 호남 방문 이어 독자 후원회 가동…崔, 부산 방문해 '당원 속으로'
야권 대선주자로 거듭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주말 동안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행선지부터 각각 영남·호남으로 나뉘었다. 윤 전 총장은 광주 방문 일정을 잡으며 중도 확장에 방점을 뒀고, 독자 후원회 조직도 가동했다. 반면 최 전 원장은 전격 국민의힘 입당에 이어 부산 지역을 방문, 당원들과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제헌절인 지난 17일 광주를 찾아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관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보편적 헌법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승화해야 한다"며 "피를 흘린 열사와 선열들의 죽음을 아깝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국민 모두 후대를 위해서, 자유 민주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고도 산업화와 풍요한 경제성장의 기지가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 질의응답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之前)에 넣는 문제도 개헌 관련 문제여서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지만, 3.1 운동, 4.19 정신에 비추어 5.18 정신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숭고한 정신이기 때문에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로 떠받들어도 전혀 손색 없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1987년 6월항쟁에 대해서도 그는 "그때 제가 대학원 졸업논문을 준비하다가 6.10 항쟁이 벌어지면서 손을 다 놨다"며 "제가 연세대 주변에 살았다. 고(故)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 맞는 장면은 못 봤는데 직후 상황 등은 생생하게 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5.18 구묘역에서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한 광주시민이 국회의원 3선 연임 금지나 의원 정수 축소 등을 주장하자 "그런 의견도 있지만 의회민주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방대한 예산 책정과 집행을 감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린 복잡한 법안을 심사하기에 100명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정상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이 감시해 달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무소속 또는 '제3지대' 정치인이 빠지기 쉬운 정치혐오 정서 편승이라는 함정과는 선을 긋고, 정치에 대한 나름의 소신과 식견을 드러낸 대목이다. 기자 질의응답에서 나온 개헌 관련 질문에는 "개헌은 늘 열려 있는 문제이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국민적 합의와 동의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자체보다는) 운영과 관계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좀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어떤 제도가 낫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일정과 그 계기에 나온 언행을 종합해보면 상대적으로 보수층보다는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는 색채가 짙다. 국민의힘에 당장 입당하지 않고, 당 밖에서 세를 규합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은 황준국 전 주영대사(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방위협상대사)를 후원회장으로 하는 별도 후원회 조직도 가동한다고 이날 밝혔다. 윤 전 총장 본인도 광주에서 자신에 대한 항의 시위가 나온 데 대해 "제가 과거에 5.18 정신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은 보수정당과 정치 철학이 일치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이 계셨던 것 같다"며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신이라는 것이고, (각 당) 당헌을 봤을 때 민주당은 당헌에 '자유'가 없다. 그런 차원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조로 답변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이처럼 보수정당·보수진영과는 한 발 거리를 두고 광주민주화운동·6월항쟁 등을 언급하는 행보를 보인 것과는 달리, 최 전 원장은 같은날 부산을 방문해 당원들과 밀착 스킨십을 했다. 최 전 원장은 부산 해운대을 지역구 의원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및 해당 지역구 당원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했다. 쏟아지는 빗속에 우비를 입고 부부동반으로 진행된 일정이었다. 입당 후 첫 행보로 당원들과 함께하는 현장 봉사활동을 택한 점이 시선을 끌었다. 최 전 원장은 여의도 대하빌당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다고 이튿날인 18일 밝히기도 했다. 대하빌딩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에 앞서 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선거캠프를 차린 곳이다. 정치권 호사가들이 이른바 '명당'으로 부르는 곳 중 하나다. 최 전 원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캠프 사무실을 대하빌딩에 마련한 것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가깝고, 국민을 대신하는 언론과 소통하기 용이한 곳으로 잡는 게 좋겠다'는 최 전 원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 선거캠프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캠프 구성과 관련해 "과거를 돌아보면 집권 이후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이미 대선 과정에서 잉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캠프가 마치 '예비 청와대'로 인식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철저히 실무지원 조직으로 꾸려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또 "계파의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며 "출신에 관계 없이 유능한 분들을 모셔 미래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캠프 공보팀장에는 김기철 전 청와대 행정관(이명박 정부), 메시지팀장에는 김준성 전 새정치민주연합 비서부실장(안철수 공동대표실)이 임명됐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천변에서 부인 이소연 씨(앞쪽),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최 전 원장 뒤쪽 붉은옷)과 함께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
한편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출신 야권 대선후보' 명단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곧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총리가 지난 16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가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며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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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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