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는 미래, 尹은 보복 이야기…무소불위 검찰 권한 정상화해야"
이 후보의 6~7일 주말 일정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것은 지난 6일 오후 시민단체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주최 좌담회 참석이다. 이 후보는 좌담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저는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그분은 주로 과거 이야기를 하는 측면이 있다. 주로 보복, 복수 이야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저도 잡아넣겠다고 자꾸 그러더라"고 그는 부연했다. 이 후보는 이어 "권력의 핵심은 역시 검찰 권력"이라며 "검찰은 없는 죄도 있게 하고, 있는 죄는 덮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다. 이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언론개혁을 하지 못한 피해를 제가 온몸으로 받고 있다"며 "언론개혁은 매우 심각한 과제"라고도 했다. 이 후보의 발언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단체의 행사에 참석한 것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메시지를 띤다. 이 단체는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검찰개혁·언론개혁을 강하게 주장하는 여당 강성 지지층으로 구성된 곳이다. 좌담회 진행을 맡은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이 후보에게 추미애 전 법무장관 저서 <추미애의 깃발>을 선물하며 "검찰개혁에 함께 했던 시민들을 잊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 후보가 해당 행사를 찾은 의도는 상대 진영 윤 후보를 겨냥한 행보임과 동시에, 비문(非문재인)계인 자신에 대해 강성 여권 지지층의 지지가 확고하지 않은 점을 의식하고 이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제스처로 풀이됐다. 한편 이 후보는 6일 오전 청년주택 방문, 7일 오전 지적장애 특수학교 방문, 같은날 오후 요소수 대란 긴급대책회의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민생 문제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이 문제는 중국 의존도가 너무 커지며 중국 상황이 어려워져서 우리가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공급선이 독점되면서 생기는 일종의 '차이나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과거 일본과의 무역 마찰 당시 소재·부품·장비 관련 전수조사를 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수입선 단일화 의존도가 높은 영역에 대한 위험도를 전수조사해 등급을 나누든지 해서 대안을 만들어 내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당정이 협의해서 지금 당장 급한 일시적 공급 부족 문제를 특사단을 파견하는 방법 등을 동원해서라도 최대치의 대책을 강구해 보는 게 좋겠다"며 "근본적·장기 대책으로는 공급선 다변화,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매점매석에 대한 관리 통제, 필요하다면 가격 통제, 더 나아간다면 수입·유통을 공공영역에서 일정 정도 담보하는 방법도 강구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윤석열 "李, 조국수호 세력 올라타" 비난…'선대위' 고차방정식 풀이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부터 SNS를 통해 이 후보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 후보의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좌담회 참석을 두고 윤 후보는 "2년 전 '조국 사태'를 만들었던 세력들이 모여 뜬금없이 '검언개혁 촛불집회'를 하는데 놀랍게도 이 후보가 직접 참여한다고 한다"며 "이 후보는 오늘로서 '조국 수호' 세력에 공개적으로 올라타 가담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2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 중인 조국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의 법치가 무너졌다"며 "저와 이 후보 중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실지는 오늘로서 더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는 또 대검찰청 감찰부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검 대변인들이 쓰던 관용 휴대폰을 제출받아 포렌식한 일을 두고도 "명백한 선거개입 범죄이고 관권선거"라고 날을 세웠다. 김병민 캠프 대변인은 "대검 감찰부가 법원 영장도 없이 대검 대변인이 보관하던 전임 대변인들의 공용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다음 공수처에 넘겼다. 윤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들이 쓰던 공용 휴대전화를 몰래 들여다본 것"이라며 "이는 윤 후보를 흠짐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사태'로 시작된 문재인 정권과의 악연, 윤 후보를 겨냥한 이른바 '검언유착' 논란을 부각시켜 윤 후보야말로 반문(反문재인) 정서의 구심점임을 강조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윤 후보는 또 이준석 당 대표와 지난 6일 오찬 회동을 갖고 선대위 구성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 선대위를 무조건 구성할 수 있도록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만 했으나, 두 사람은 회동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에 공감했고 김 전 위원장도 이를 사실상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선대위 출범은 20일 전후가 될 것"이라며 이때쯤 김 전 위원장의 합류도 공식화될 가능성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는 15일 자신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만화 도서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이 생각보다 일러지면서, 이에 맞춰 당과 캠프 안팎의 정비 작업이 필요해지게 됐다. 통상 선대위 이전 단계에 설치되는 당헌당규상 기구 '대선기획단'은 만들지 않고 건너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이미 본선 국면을 겨냥해 인사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존의 캠프 인적 구성에 대수술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김 전 위원장과 악연이 있는 홍준표 의원의 경우, 경선 당일에는 빠른 승복 입장을 밝혔지만 7일 새벽 김 전 위원장 합류설이 전해진 이후 SNS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 당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만들어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이 종료됐다"며 "제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사실상 '이탈'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 분들과 세상 이야기 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홍 의원의 입장 표명 직후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홍준표 선배님과 다른 두 후보님이 보여주신 '원 팀 정신'"을 강조하며 "홍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저의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고 홍 의원에게 손을 내미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한 캠프 인사는 "(홍 의원의 SNS 글은) 거의 저주에 가깝다"며 "홍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하느냐 마느냐는 별 의미가 없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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