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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전략의 첫 단추는 '제때' 백신 추가접종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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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전략의 첫 단추는 '제때' 백신 추가접종 하는 것 [안종주의 안전사회] 추가접종,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
단계적 일상회복 전략을 펼친 지 2주가 지났다. 일부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세계 여러 다른 나라들이 백신 접종 완료율이 일정 수준에 이르러 우리보다 일찍 코로나와 공존을 선언해 마스크 착용 등과 모임 인원 제한을 대폭 풀었다. 하지만 그 대다수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크게 늘어 혼쭐이 나고 있거나 다시 방역을 강화하는 등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일상, 즉 위드 코로나 전략을 실행한 이후 일부 전문가들이 애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확진자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한 달 전쯤 몇몇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가 시기상조라며 많게는 하루 신규 확진자 발생이 2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이는 너무 과도한 수치라는 반박도 있었다. 방역 당국도 많게는 5천명까지 하루 신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그에 따른 대비 전략을 구상했다. 신규 확진자 발생 수 측면에서는 분명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할 만 하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말 그대로 단계적으로 조금씩 완화한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들이 코로나 공존 전략을 일찍 펼친 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비교적 조심스럽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것에 가장 큰 공을 돌리는 것이 맞겠다. 따라서 당분간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5천명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 물론 예상보다 빨리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접종 완료한 사람들에게서 중화항체 수치가 50% 이하로 낮아지면 델타변이 등을 막아내는데 문제가 생긴다. 방역 완화와 돌파감염 증가가 맞물리고 제때 추가접종, 즉 부스터 샷을 하지 않으면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단계적 일상회복 전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신규 확진자 증가보다 위중증 환자 증가와 이로 인한 인한 사망자 증가다. 위중증 환자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전과 비교해 확연히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하루 사망자는 최근 계속해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고 많게는 30명대에 이른다. 서울, 인천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비상 계획, 즉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는 기준이 되는 75%를 넘어섰다. 경기도도 이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수도권에서 발생한 위중증 환자를 충청권 등 비수도권 지역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하는 응급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했다. 우리는 지난해 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폭증하고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 이 지역의 의료 인프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광주광역시, 수도권 등으로 코로나 환자를 이송해 대응한 바 있다. 이제는 수도권이 당시 대구·경북의 처지와 엇비슷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에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특히 위중증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한다면 지금과 같은 의료 시스템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어진다. 먼저 신규 환진자 발생을 줄이고 이어 위중증 환자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 발견, 조기 관리를 하는 것이다. 물론 비상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실을 더 확보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위기 대응 전략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은 제때 추가접종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은 종류에 관계없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어 효과가 낮아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이제 추가 접종은 연령이나 접종 완료한 백신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상식처럼 돼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추가접종은 접종 완료 후 6개월가량 지난 뒤 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접종 완료 후 4개월밖에 되지 않은 노인층에서 집단 돌파감염이 잇따르면서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아니라 5개월 또는 4개월 등 더 일찍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추가접종 간격을 더 당기는 것을 기정사실처럼 말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그 기간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추가접종을 하려면 필요한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백신이 충분히 있다고 해도 연령층 별, 백신 별 접종 간격을 얼마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과학적 자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추가접종 시기와 백신 별 접종 간격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이에 관한 데이터를 발표한 적이 없다. 외국의 자료가 아닌 우리의 자료를 말이다. 추가 접종은 지난 3~4월 접종 완료를 한 시설 입소자와 고연령층 등 코로나 고위험군을 우선대상으로 정해 이미 시작했다. 이들에 이어 그 수가 9백만 명에 이르는 60~74세 노인, 이어 50대 8백만 명 등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안에 추가접종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60~74세 연령대는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이 백신은 1차와 2차 접종간격이 8주~10주가 되었기 때문에 지난 8월과 9월 집중적으로 접종을 완료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이들은 내년 봄부터 추가접종 대상자다. 하지만 돌파감염 증가와 중화항체의 급격한 감소, 그리고 애초 화이자나 모더나 등 다른 백신에 견줘 항체 형성률이 낮았던 AZ 백신의 단점 등으로 인해 이들 연령층에 대해서는 더 일찍 백신을 추가로 맞히는 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그 시기가 내년 1월이나 2월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추가접종을 대충 어림잡아 애초 계획보다 1개월 앞당길지 아니면 2~3개월 더 일찍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것은 최대한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방역 모범국 내지 선진국이라면 변이형을 포함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충분히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백신 접종 완료자들이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연령대별과 접종 백신별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국가의 의무다. 정부는 본격 추가접종 시대를 시작하기 전에 이에 관한 과학적 자료를 발표해야 한다. 그리고 왜 지금(연령별, 백신별 추가접종 시기) 접종 완료자들이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이 제때 접종을 받도록 효과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만약에 하나 그런 데이터를 어떤 이유로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외국의 데이터를 활용해서라도 추가접종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 물론 그 경우 그런 데이터를 만들지 못한 실수 내지는 무책임성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한 뒤 설득을 통해 추가접종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때 과거 1차, 2차 접종 때 부작용, 특히 중증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추가접종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한 뒤 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해야 한다. 또한 추가 접종을 하더라도 드물게는 돌파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점 등을 알리는 등 세밀하지 못한 소통에서 오는 혼란과 불안,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15일 오전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으러 온 주민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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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주 박사는 <한겨레> 보건복지 전문기자를 지냈으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안종주의 위험 사회' '안종주의 건강 사회' '안종주의 위험과 소통' 연재 칼럼을 써왔다. 석면, 가습기 살균제, 메르스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보건 및 환경 보건 위험에 관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석면, 침묵의 살인자> <위험 증폭 사회> 등 다수가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코로나 전쟁, 인간과 인간의 싸움> <코로나19와 감염병 보도 비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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