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가족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대선정국이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 후보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까지 불거지면서다. 2030 세대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 후보와 공정 이미지 구축에 주력해온 윤 후보로서는 가족을 둘러싼 돌발 악재가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이재명 후보는 장남의 도박 의혹이 제기된 16일 곧바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해명이나 반박을 거두절미하고 아들의 도박이 실정법 위반으로 판명되면 사법적 처벌까지 감수하겠다는 강수다. 이 후보의 아들 이동호 씨도 이날 오후 선대위를 통해 사과 메시지를 냈다. 이 씨는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 의혹에 화력을 퍼붓는 선대위와 달리, 이 후보는 "내가 윤 후보 배우자 문제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끼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는 김 씨의 허위경력 의혹에 자세를 낮추면서도 진위 공방 의지를 내비치며 상반된 대응법을 보였다. 윤 후보는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이러저러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고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공식 사과 시점을 미뤘다. 사과보다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민주당에) 공세의 빌미라도 준 거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조금 더 확인해보겠다. 하여튼 국민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선대위 차원의 개입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정리가 되는대로 후보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것"이라며 "선대위 차원에서 얘기할 수 없다. 후보 스스로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당 내에선 윤 후보가 사과의 타이밍을 놓치면 가족 검증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통령의 부인과 자녀에게는 경호 등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연이어 제기된 유력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는 검증을 피해가기 어려운 이슈다. 하지만 사안의 중요도를 떠나 대중적 인화력이 높은 가족 문제가 유력 후보들의 발목을 잡은 전례 없는 양상에 "콩가루 대선"이라는 힐난까지 나왔다. 정의당 김창인 선대위 대변인은 "시대정신에 대한 비전과 민생을 향한 정책은 없고, 온통 양당 후보와 가족들의 범법행위로만 도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대 양당을 대표하는 두 후보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우리사회 기득권의 윤리와 도덕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며 "예외 없는 사법적 잣대로 법의 엄중함을 증명하고, 양당 후보들에 대한 남은 의혹들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이것이 콩가루 대선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금태섭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은 "상대 후보에 대해서, 당사자가 관여하지 않은 가족 구성원의 개인 문제를 소재로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내는 데는 정치권이 정작 중요한 과제를 외면하고 상대방 가족의 개인사 같은 문제를 놓고 천박한 공방을 벌이는 것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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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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