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에 세계 10대 부자의 자산은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인종·성별·국가 간 불평등은 증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17일 발간한 '죽음을 부르는 불평등' 보고서를 보면 팬데믹 기간(2020년3월~2021년 11월30일)에 세계 인구 99%는 소득이 감소한 반면 세계 10대 부자들의 자산은 7000억달러(약 845조 원)에서 1조5000억 달러(약 1788조 원)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옥스팜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2755명의 억만장자 자산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그 이전 14년(2007년~2020년)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며 "세계 10대 부자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99%에 대해 일회성 세금을 부여하면 전 세계 인구를 위한 충분한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팬데믹 장기화로 인종·성별·국가 등 많은 영역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구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코로나19 2차 유행기간 동안 영국에 사는 백인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5배 높았다. 한 국가 내에서도 인종별로 사망 확률이 달랐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1.5배 더 높았다. 옥스팜은 보고서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소득이 낮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빈곤국과 부유국 사이의 격차가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기구는 또 팬데믹 기간 동안 성별 불평등도 심화됐다고 밝혔다. 단적인 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성 격차 보고서 2021'은 팬데믹 때문에 성별 불평등이 심화돼 성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예상 소요 기간이 99년에서 135년으로 늘었고 전 세계 여성들은 2020년에 총 8000억 달러(약 953조 원)의 수입을 잃었으며 2019년에 비해 1300만 명의 여성이 직장을 잃었다고 제시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모든 위기 상황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여성들은 세계 경제의 밑바닥에서 무급 돌봄노동의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옥스팜은 보고서에서 세계 10대 부자들이 팬데믹 기간 벌어들인 수익에 세금을 부과해 보편적 의료 및 사회 보호, 기후변화 적응, 젠더 기반 폭력 예방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백신 기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포기하고 더 많은 국가에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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