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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제안에 "아쉬운 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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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제안에 "아쉬운 점 있다" 이준석 "진정성 없다"…여론조사 단일화 거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고민해보겠지만 좀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한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 같이 밝혔다.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윤 후보의 입장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후보 단일화는 필요하지만,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경선 방식을 안 후보가 요구한 점을 걸림돌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선거대책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국민경선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 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야권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 참여해 약체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소위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대변인은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며 "윤 후보는 열린 마음으로 안 후보와 야권 통합을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안 후보의 자진사퇴를 전제로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9일 언론인터뷰에서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10분 안에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끝낼 수 있는 것"이라며 담판을 통한 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단일화 1차 시점인 후보등록일(13~14일)에 단일화를 기습적으로 제안한 안 후보의 의도를 의심했다. 이 대표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11일 쯤 이런 얘기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일정마저 넘긴 다음에 이런 제안 들어오는 건 단일화에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안 후보가 자신은 단일화를 할 생각이 없는데 하도 주변에서 말이 많이 나오니 선제적으로 제안한다고 한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라며 "그런 이유를 가진 단일화라면 진정성을 누가 받아들이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단일화 없다는 식의 주장을 바탕으로 우리 당을 공격하는 논평을 낸 것은 헐리우드 액션"이라며 "우리도 진위를 파악해야 대응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당황스러운 입장"이라고 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제안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너무 안 후보에 유리한 방식"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5~6배 나온다"며 "그런 상황에서 다른 룰에 의한 단일화를 꿈꾸는 것은 너무 아전인수 아닌가"라고도 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이뤄지려면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며 "선거가 사전투표까지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단일화는 우리의 정책 행보나 노력이 정치공학에 밀려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안 후보의 선제 공세에 대한 대응법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2차 시점인 28일(투표용지 인쇄 시작일), 3차 시점인 3월 4~5일(사전 투표일)까지 여론조사 단일화냐 자진사퇴냐를 놓고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진 탓이다. 안 후보는 "선택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달려있다"고 공을 넘기면서 "이제부터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더욱 굳건하게 갈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전제로 한 단일화 담판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가 얘기한 것처럼 지도자의 결단에 따른 포기와 지지선언이 아닌 이상 시너지가 날 수 없다"면서 "15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일부터 국민의당이 과연 자력으로 완주할 생각인지 정치공학에 의존해 선거를 치르려 하는지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처럼 윤 후보와 이 대표 모두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거부 입장을 드러냈지만 단일화 없이도 승리를 낙관할 정도로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이지 못한 윤 후보가 단일화 압력을 피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힘겨루기만 벌이다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막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방식을 거부할 경우 대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한 안 후보를 상대로 사퇴 명분을 제공하고 대선 후 정치적 실익을 보장해줄 새로운 해법을 찾느냐가 국민의힘의 최대 과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승리 후에 차기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며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공동정부 가능성을 내비친 대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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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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