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대구를 찾아 2년 전 신천지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소환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직격하며 '무속 논란'을 에둘러 언급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부산에 이어 대구 동성로를 찾아 "코로나 초기, 대구 시민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사랑하는 가족이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떠나갈 때 얼마나 슬프고 애달팠냐"고 대구 시민들을 위로하며 운을 뗐다. 이어 "국가가 제대로 위임 받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다면 신천지가 코로나를 퍼뜨리고, 방역에 비협조 할 때 신속하게 압수수색해서 (신도) 명단을 구하고 방역 조치를 제대로 했더라면 단 한 명이라도 희생자를 줄 일 수 있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무속인의 조언으로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했다는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국가가 해야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되겠느냐)"며 옆에 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가리키며 "장관께서 빨리 압수수색하라고 할 때도 신천지는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사교주술집단의 정치적 반격이 두려워서 어떤 정치인도 사교집단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할 때 저 이재명은 정치 생명을 걸고 도지사가 해야 될 일을 하려고 했다"며 "이재명은 쥐꼬리만한 도지사의 방역 권한을 이용해서 내가 신천지 본진에 쳐들어가 (신도) 명부를 확보했고, 모든 시설을 폐쇄시켰고, 교주 이만희의 그 '아방궁'까지 직접 가서 검사를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의 의사 결정은 과학적 합리성에 기초해서 결정돼야 한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혜안이 있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가장 유익한 길 선택해야 하고 나의 모든 것을 버려서 국민만을 위해 일할 유능하고 합리적인 공직자가 있어야 한다"고 내세웠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시절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 전 장관도 이날 대구 지원유세에 나서 "우리 대구가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돼) 빨리 확진자 밝혀내서 방역 예방을 해야될 그럴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법무부 장관이 압수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건만 영장을 반려시켜서 방역 활동을 방해했던 그런 공직자가 어떻게 대통령이 된다는 말인가"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건진법사 말은 들어야 되고 대통령이 당부하고 법무부 장관이 내린 지시는 거역해도 된다는 말이냐"며 "신천지 성도는 무섭고 우리 대구시민 생명은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냐"고 했다. 또 자신의 손바닥에 '1'이 적힌 파란 장갑을 낀 손을 펼치며 "여러분, 왕(王)자가 보이느냐. 앞으로 제대로 1번, 이재명"이라며 윤 후보의 손바닥 논란을 풍자하기도 했다. 이날 이 후보의 '신천지 발언'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곧바로 "허위사실"이라며 이 후보와 추미애 전 장관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윤 후보는 당시 강제수사가 개시될 경우 방역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중대본의 입장을 반영해 영장 반려를 지시했으며, 건진법사에 이를 문의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또한 "불리한 대선 정국을 어떻게든 흔들어보고자 말도 안 되는 '무속인 프레임'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부산·대구 찾은 이재명, 중도층 노린 '탈진영' 행보
공식 선거운동 첫발을 부산에서 뗀 이 후보는 대구에서도 "이곳이 저 이재명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대구 경북의 중심"이라며 "태어나고 자랐더 이 곳에서 만나뵙게 돼서 정말로 눈물나게 반갑다"고 말했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서 자신이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조선시대 개혁 사림들의 고향이었고 가장 많은 항일 운동가,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했고, 해방 이후에 가장 개혁적인 세상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곳인 대구 경북의 개혁정신, 이재명이 반드시 현실 세계에서 확실하게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나라가 남북으로 동서로 남녀로 젊은이와 노인들로 쪼개지고 있다. 분열과 갈등, 증오와 혐오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탈진영'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좋은 정책이면 김대중 정책이냐, 박정희 정책이냐, 좌파 정책이냐, 우파 정책이냐 가리지 않는다"며 "나는 오로지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면 연원을, 진영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썼고 유능한 사람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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