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 수는 500명을 넘었다. 확진자 폭증세가 재현됐으나 정부는 지나친 공포를 경계하며 낙관적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17만1271명, 해외 유입 181명의 새 확진자가 각각 보고돼,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1452명이라고 밝혔다. 전날(9만9573명) 확진자 수를 하루만에 7만 명 넘게 뛰어넘는 폭증 현상이 일어났다. 한주 전인 지난 16일(9만443명)의 1.9배, 두주 전인 지난 9일(4만9567명)의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주 확진자 수가 두 배로 뛰는 더블링 현상이 이날도 재현됐다. 이날 검사 양성률은 20.5%를 기록해 사흘연속 20%대를 이어갔다. 검사자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이날과 같은 대규모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서만 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서울에서는 4만 명이 넘는 새 확진자가 보고됐다. 비수도권인 부산에서도 1만 명을 초과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해외 유입 확진자를 포함해 경기의 신규 확진자는 5만3532명(해외 유입 8명)이었다. 이어 서울 4만1467명(78명), 부산 1만2816명(1명), 인천 1만1063명(3명), 경남 8023명(7명), 대구 6306명, 경북 4996명(4명), 충남 4838명(6명), 광주 4225명(4명), 대전 4078명(2명), 전북 4024명(14명), 충북 3475명(6명), 울산 3447명, 강원 3192명, 전남 3083명(2명), 제주 1762명, 세종 1079명이었다. 하루사이 9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독성이 낮은 오미크론 유행이 발생한 후 이처럼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누적 사망자는 7607명이며 누적 치명률은 0.33%다. 위중증 환자 지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총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32명 늘어난 512명이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라 재택치료 환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52만1294명으로 전날(49만322명)보다 3만972명 늘어났다. 이날 재택치료 환자 수는 일주일 전인 16일(26만6040명)의 2.0배다. 재택치료 환자 수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더블링 현상이 관측됐다. 워낙 급격하게 환자 증가세가 이어짐에 따라 일선 보건소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인력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매주 두 배씩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보건소의 업무부담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지자체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6500여명을 확충했고, 곧 중앙부처 공무원을 추가로 일선 방역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그러나 "과거와 같이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코로나19 위중증률과 사망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환자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의 메시지는 점차 낙관적인 경향을 뚜렷이 보이는 모습이다. 전날 중대본 브리핑에서도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현재는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풍토병(엔데믹)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라며 "금번 오미크론 유행은 단기적으로는 위기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한 번은 거쳐야 할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방대본은 작년 12월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6만7207명의 중증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형 중증화율 1.40%, 치명률 0.70%의 4분의 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60대 이하 연령군에서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0.03~0.08%이고 치명률은 0~0.03%에 불과하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고연령자가 아닌 경우 오미크론에 감염되더라도 사망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정부로부터는 낙관적 메시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의료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올라가고 있고,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환자 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메시지만 전달한다는 비판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8일 고대의료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지금이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악의 순간"이라며 "보수적으로 잡아서 (현재 확진자의) 두배 이상 실제 확진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식당과 카페 영업시간을 밤 10시로 한 시간 연장한 정부 정책을 두고 "더 많은 사람이 접촉하고 (바이러스가) 전파돼 확진자가 더 일찍 정점을 찍고 더 크게 나올 수 있"고 이 같은 정부 정책이 "방역 완화 시그널(신호)로 국민에게 (받아들여져) 코로나19가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원래) 가드를 반쯤 내렸는데, 더 내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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