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로나19 신규 사망자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위중증 환자는 다시 1100명대로 늘어났다. 사망자가 몰리면서 수도권 화장장은 포화 상태가 됐다. 의료 노동자들은 "정부가 방역을 포기했다"며 다시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 대비 329명 늘어나 누적 1만 2757명이 됐다고 밝혔다. 누적 치명률은 0.13%다. 이날 신규 사망자 수는 지난 17일(429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오미크론 정점을 지나면서 사망자 수는 연일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7일간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 16일을 제외하면 모두 200명을 크게 웃돌았다. 15일의 293명을 제외하면 17일부터 이날까지는 매일 300명을 초과했다. 17일부터 이날까지 닷새간 사망자만 1705명에 달한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화장장 쏠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인천과 서울의 일부 추모공원에서는 이날 화장을 예약하더라도 금요일이 돼서야 화장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족이 불가피하게 오일장을 치러야 해 장례 일정이 절로 늘어지고 있다. 이에 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화장장 쏠림 현상 해소를 위해 인접지역 화장시설에 고인을 분산 수용하는 권역별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필요시에는 화장장 내 안치 시설을 긴급 추가하도록 국비를 지원하기로 이날 밝혔다. 지난 주말을 지나며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던 위중증 환자는 이날 다시 증가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전날 대비 97명 급증한 1130명이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8일부터 전날까지 사흘 연속 1000명대였으나 이날 1100명대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병상 가동률도 오르는 모습이다.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69.0%로 집계돼 의료계가 실질적인 한계선으로 규정한 70%에 바짝 다가섰고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71.3%로 집계됐다. 이에 관련해 전날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을 내 확진자가 몰리면서 의료진의 집단감염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해야 할 병원이 코로나19 집단감염 폭증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지난 17일 보건의료단체연합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지 사흘만에 의료노동자가 다시금 정부 방역대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음압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병실에도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하면서 일반환자와 의료진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확진된 의료진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근무에 투입"되어 감염 규모를 키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1000병상 규모의 병원에서 150명~200명의 의료진이 감염되는가 하면, 의료인력의 20%~30%가 감염되는 곳도 있고, 400여명의 직원이 확진돼 전체 직원의 40%가 감염된 병원이 있고 21명의 간호사 중 10명이 확진된 병동 사례도 확인됐다"며 "의료진 감염으로 진료·수술 예약이 취소되고, 병동을 축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현실을 알렸다. 노조는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 중증환자 치료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말만 하는 가운데 "'증상이 있어도 근무 마치고 검사해라' '간호사는 증상이 있어도 검사하지 마라'고 지시하는 비정상적인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미 현장 의료가 붕괴됐음에도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완화하는 지침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며 "방역 완화대책만 있고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대책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8일 음압격리실이 아닌 일반 병실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의료기관 감염예방·관리지침을 개정했다. 16일부터는 다른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는 중증이 아닌 한 격리 치료를 하지 않고 일반병실에서 계속 치료하도록 했다. 거리두기 지침도 지속 완화했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다중이용시설 영업 제한시간을 밤 10시로 연장했고 이달 4일에는 11시로 한 시간 추가 연장했다. 이에 더해 이달 18일에는 사적모임 인원을 8명으로 늘리기로 해 이날부터 이 같은 지침이 적용된다. 한 달 새 세 번의 거리두기 조정안이 모두 완화적 조치였다. 이에 더해 역학조사와 방역패스도 모두 중단됐고, 재택치료 환자 중에는 집중관리군만 관리 대상이 됐다. 이날부터는 백신을 맞은 해외 입국자의 격리 의무도 면제된다. 연일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정부가 완화 조치만 내는 배경을 의료계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배경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를 두고 "정부의 조치는 방역 완화가 아니라 방역 포기"라며 "성급한 방역 완화와 준비 없는 일상회복 조치는 사상 초유의 의료체계 붕괴라는 대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이날 오전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전해철 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오미크론 정점 구간을 힘겹게 지나고 있으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3%로 정점기를 거친 미국의 1.22%, 영국 0.83%, 프랑스 0.60% 등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 비해 치명률 수치를 비교하면 피해 규모가 매우 낮은 만큼 지금의 정부 대책은 실효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전 차장은 아울러 "고위험군 중심의 현행 의료 대응체계가 더욱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병상 관리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4월 중 도입 예정인 9만 5000명 분의 치료제 팍스로비드 외에도 추가 조기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부는 이에 관해 머크사의 치료제 라게브리오 10만 명분도 금주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만 9169명이었다. 나흘째 감소세다. 시간이 더 지난다면 지금이 정점을 지나는 시기인지를 더 명확히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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