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이 시한을 넘겨 지연되는 가운데, 절충점을 찾지 못한 여야의 갈등이 길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당제 보장을 위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반대해 22일에도 진척을 보지 못했다. 민주당은 24일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정개특위 소위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개혁은 때를 놓치면 물 건너 간다"며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대선 끝나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약속했던 바를 행동에 옮기는 정치세력의 신뢰 있는 행동이 매우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시의원, 구의원 등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는 득표수에 따라 2~4명의 당선자를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운영되고 있다. 4인 이상 선거구일 경우 거대 양당이 아닌 후보들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선거구 쪼개기를 통해 2인 선거구로 분리해놨다. 김 의원은 "지난 7회 지방선거 기준 1035개 기초의원 선거구 중 591개가 2인 선거구로 사실상 양당 독점 구조"라며 "일부 증원과 선거구 통합을 통해 다양성 보장하는 길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정개특위 소위에서 민주당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도입 법안을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합의사항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민주당 "다양성 보장해야" vs 국민의힘 "선거구 면적 너무 넓어져"
국민의힘은 광역의원 정수조정 및 선거구 획정만 우선 처리하자고 맞섰다. 중대선거구를 도입할 경우 2인으로 쪼갰던 기존 선거구를 통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선거구 규모가 넓어져 구, 시의원으로서의 특성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정개특위 소위원장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기초의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적절해야 하는데 너무 넓어져 버리면 살림 챙기고 심부름하고 주민 삶을 돌보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얼굴 알리기에만 급급해진다"며 "지금은 광역의원 1명의 선거구를 기초의원 2~3개로 쪼개서 영역을 축소시켜줬는데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광역의원이 커버하는 면적과 똑같아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반대가 완강하자 민주당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정개특위 전체회의에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24일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 당론인 중대선거구제 강화 법안을 포함해 정의당 법안을 병합심사하는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조해진 의원은 "수적으로 하면 지난번 연동형비례대표제처럼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못 벗어나서 사과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일을 또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법적 효력에도 문제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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