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장이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이 방역 조치를 너무 급격히 완화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는 풀었던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기도 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장이 22일(현지시간) 몰도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너무 급격하게 줄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유럽사무소 관할 53개국 중 18개국에서 감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루주 소장은 회견에서 최근 일주일간 유럽 지역에서 510만 건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이 일어났고 1만 2496명이 숨졌다며, 유럽사무소 관할 53개국 중 18개국에서 감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루주 소장은 "영국·아일랜드·그리스·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에서 확산세가 특히 두드러졌다"며 유럽의 코로나19 진행 상황이 "낙관적이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백신을 맞은 지 시간이 경과해 면역이 감소하는 점,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스텔스 오미크론)의 높은 전염력과 더불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조치 해제, 백신패스 완화 등 방역 완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거셌던 1월 말 이후 감소세였다.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시각과 더불어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방역 조치 완화가 잇따랐지만, 3월 초부터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20만 명을 넘어서며 1월 대유행 시점 이상으로 많아졌고 2월 말 신규 확진자 수가 2만 명대로 떨어졌던 영국의 경우 다시 8만 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1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 명에 육박했다가 3월 초 5만 명대로 감소한 프랑스의 경우도 최근 신규 확진이 9만 명에 육박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신규 감염자 수가 3월 말까지는 계속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세로 전환되며 일부 국가에서는 다시 방역을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병원·대중교통 등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던 오스트리아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23일부터 재부과되고 재택근무도 다시 권장된다. 오스트리아의 신규 확진자 수는 3월 초 2만 명대에서 최근 4만 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1월 대유행 때보다 높은 숫자다. 요하네스 라우흐 오스트리아 보건장관은 방역 완화 조치가 "너무 이르고 광범위했다"고 인정했다고 <더 로컬>이 보도했다. 다만 클루주 소장은 유럽인들이 백신 접종과 감염으로 인해 면역을 획득한 경우가 많고, 겨울이 지나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될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 등은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사람을 죽이는 질병"이라며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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