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의 세계적 권위자로 불리는 유까 타칼라 전 유럽연합(EU) 산업안전보건청장이 "(한국의) 높은 수준의 산재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며 해당 규모는 "작년 기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35〜5.91%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28일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일'을 맞아 온라인 초청 강연을 개최했다. 유까 타칼라는 이 강연에 참석해 "높은 산재 수준은 노사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안전보건의 세계적 권위자인 유까 타칼라 핀란드 탐페레대 겸임교수는 국제노동기구(ILO) 산업안전보건국장, EU 산업안전보건청장, 싱가포르 작업안전위원회 초대위원장, 국제산업보건학회(ICOH)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강연은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여전히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타칼라 전 청장의 경험을 통해 EU 등 선진국의 산재 감소 요인과 시사점을 찾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타칼라 전 청장은 "산재예방 확보의 핵심 요인은 노사 단체 간 협력 수준과 참여"라며 "안전과 보건은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를 위한 것이므로 노사관계 문제와는 구분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영계를 향해 "EU도 수십 년 전에는 산업안전 문제로 노사가 갈등을 빚었으나 이제는 노사관계 문제와는 완전히 분리돼 서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특히 경영자는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 측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타칼라 전 청장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에 그는 "잘못된 산업안전보건 관행에 대한 아무런 처벌이 없다면 미준수 기업이 계속해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셈"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우수 기업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모든 산업안전보건 요건을 준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다. 경제적 손실은 감소하고 구성원의 사기, 동기부여, 산업안전보건 문화가 개선된다"며 "우수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욱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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