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처음 국회에 등원하며 "가능하면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가진 생각을 공유하려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는 이준석 대표가 임기를 마칠 경우 내년 여름에야 치러지지만, 새 정부 출범 및 지방선거 승리 이후 안 의원을 포함한 당권 주자들이 앞다투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안 의원은 7일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출근을 하며 기자들과 만나, 향후 당권 도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은 "새롭게 정치를 시작할 때 많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 나누고 서로 아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며 다만 "그게 지금 당권과 관련된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의원 공부모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세상이 빨리 바뀌고 있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으면 금방 뒤쳐진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정확하게 풀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공부를 통해 마련한) 정책이 성공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대한민국이 성공하고 국민이 성공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정치 시작 이후 악연을 이어온 이준석 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언급을 내놨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주도한 당 혁신위원회 발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은 계속 혁신해야 한다"면서도 "저는 정당 혁신은 범위가 굉장히 넓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표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안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인 낡은 이념지향적 정당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한 혁신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혁신위의 과제로 공천 시스템 개선과 당원교육 강화,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등을 제기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함과 동시에 차별화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대표가 여성·장애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태도 때문에 비판받아 온 것을 상기시키는 일면도 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 정치'라는 비판이 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제가 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생각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방문했다 왔다, 그것만은 의미가 없고 아마 그 목적으로만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결과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안 의원은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지난 대선도 마찬가지이고, 이번 지방선거도 한 쪽에 일방적으로 승리를 가져다 주지 않았다. 국민들이 굉장히 현명하게 판단하신 거라고 본다"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이 잘 봐야 된다. 절대로 자만하면 안 된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 결과를 만들어 국민들께 혜택을 드려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이 의원들과의 만남 확대를 공언하며 '몸 풀기'에 들어간 가운데, 다른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직전 원내대표였고, 6.1 지방선거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내 싱크탱크를 표방하는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발족하기로 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여당이 된 뒤 만드는 의원 공부모임 1호다. 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는 페이스북 글을 남기며 오랜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 전 의원은 당시 "정권교체의 완성을 위해 쉼없이 달렸"으나 "대통령 취임식 날 단상 (위) 1000명의 좌석 한 장도 배정받을 수 없었던 나는 텔레비전으로 취임식을 보면서 '그래 새 정부 출범이 고맙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했다"고 했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정진석 의원은 연일 이 대표를 비판하며 뉴스 지면에 오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을 운운하는 것, 이율배반적이지 않으냐"고 이 대표의 우군인 정미경 최고위원의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 내정을 겨냥하는가 하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서도 "자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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