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국민의힘 내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친윤계 핵심 인사가 갈등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친윤계와 이준석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당 내분 사태와 관련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대통령이 (당선되며) 집권 여당의 지위가 부여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장 의원은 "앞으로 1년이 (경제 상황 등) 얼마나 엄중한데 이런 식으로 당이 뭐 하는 거냐. 대통령이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부담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론 당 내분에 대해 이른바 '친윤계'과 이준석 대표 양 측의 책임론을 모두 따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으로 읽힌다. 이준석 대표는 장 의원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하며 "디코이(미끼)를 안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하네요. 이제 다음주 내내 간장 한사발 할 거같습니다"라고 응수했다. 장 의원의 발언을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본 것이며, 장 의원이 최근 당 내홍 사태의 '배후'에 있다고 직접 지목한 셈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간장'은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쓰이는 말이다. '친윤석열 주류'와 안철수 의원의 '연합세력'과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 및 '2030 당원'들 사이에 전선이 또렷해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분 사태는 당내 주류(윤핵관)와 당권(이준석)의 불일치가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이준석 대표가 전격적으로 '혁신위'를 띄우며 당에 대한 '그립'을 강하게 쥐려 하자 '윤핵관'이 곧바로 제동을 걸었다. 혁신위를 둘러싼 갈등의 최전선에서 이 대표를 비난하고 있는 배현진 최고위원은 장제원 의원이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낼 때 '당선인 대변인'이었다. 이어 안철수 의원이 '윤핵관'과 손을 잡고 '친윤계' 의원인 정점식 의원 최고위원 추천 '카드'를 내밀자 이준석 대표가 곧바로 '비토'를 놓았다. 친윤계의 당권 장악의 의도를 간파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여부도 이준석 대표에 대한 '친윤 주류'의 견제구다. 당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면 명분을 장악한 '친윤계'의 당권 장악 공세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준석 대표는 1년 뒤 6월까지가 임기고 총선은 2년 뒤 4월에 열린다. '공천 룰'을 손보겠다고 공언한 이준석 대표를 물러나게 하거나, 힘을 미리 빼놓겠다는 게 친윤석열계 주류의 구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표가 타격을 입을 경우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유입된 2030 당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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