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샤워실 설치, 시급 440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집회중인 청소노동자들을 고소해 논란이 된 가운데,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재학생들이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연세대를 규탄하며, 원청의 책임을 다하라고 외쳤다. 연세대비정규노동문제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관 앞에서 '청소경비노동자 투쟁 연대 회견'을 열고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학교"라며 "문제를 수수방관하면서 노동자를 투쟁으로 이끄는 학교의 태도가 학습권 침해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연세대 학생 3명이 최근 교내에서 집회중인 청소 노동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여기에 등록금, 정신과 진료비, '미래에 겪을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고려한 정신적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연세대 나임윤경 교수가 이 사안을 비판하며 논란이 커졌다. (관련기사 : 연세대 청소노동자 "고소 학생 비난 멈춰달라…학교가 문제")
해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최근 연세대 학생이 청소·경비노동자들을 고소한 사건이 널리 알려졌다"며 "이는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장발언에 나선 사회과학대 교지 편집장 연지는 "지난 10여년 학내 언론이 기록한 투쟁을 추적했더니 대학에 세련된 건물이 들어오고 학교의 권위는 견고해졌지만 청소노동 실태는 놀라우리만치 변하지 않았다"며 "누군가 자꾸 투쟁에 내몰린다면 그건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중앙교지 연세편집위원회 아메도 "진리 탐구를 모토로 삼는다는 대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가르침을 주게 될까"라며 "연세대 본부에 청소노동자분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앞으로 연세대 출신 변호사들 일부는 청소노동자들의 변호를 맡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하경 민변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연세대 졸업생 변호사들이 법률 대리인을 꾸리고 있다"며 "건을 대리하는 이유는 학생 3명을 혼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선에 노동자와 연세대학교가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소노동자들도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김현옥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 분회장은 "우리는 고소한 학생을 하나도 미워하지 않는다. 학생은 학생인만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다 이해한다"며 "다만 학교가 이런 이슈가 많이 있으니 하루빨리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학교에 부탁드린다"고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선전전에 입었던 투쟁 조끼를 학생들에게 입혀주는 '빨간조끼 수여식'을 열기도 했다. 해슬 집행위원장은 "투쟁 몸자보를 함께 입음으로 함께 투쟁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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