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의 도미노 사퇴 압력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7일(현지시각) 영국 BBC 방송은 존슨 총리가 사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총리가 당장 총리직을 내려 놓는 것은 아니고 올 여름 보수당 경선을 통해 후임자가 가려진 뒤 10월 전당대회에서 취임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뜻을 당에 전달했다고 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관련해 이날 오후 총리가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지난 5일과 6일 장관 3명을 포함한 내각 구성원 44명이 사임한 뒤에도 총리직을 유지할 의지를 피력했지만 이후에도 사퇴 도미노가 이어지자 결국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존슨이 불과 이틀 전 임명한 장관 2명까지 그에게 반기를 들었다. 존슨은 지난 5일 내각 장관 이탈의 첫 신호를 쏘아 올린 리시 수낙 재무장관 후임으로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고 자하위가 빠지면서 생긴 교육부 장관 공석에는 미셸 도닐런 교육부 차관을 임명했다. 그러나 도닐런은 임명된지 채 48시간도 지나지 않은 이날 아침 사직서를 제출하며 전날 존슨에게 "나라와 당을 위해 사임하라"고 요구했음을 밝혔다. 같은 날 임명된 자하위도 이날 존슨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총리, 이제 물러날 때다"라고 밝혔다. 전 법무장관인 로버트 버클랜드 보수당 하원의원은 "동료들의 견해"가 존슨이 사임하도록 이끌었을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존슨이 결국 사임 의사를 보였지만 퇴진 시기를 두고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존슨은 가을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가 즉시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 내에서 나온다. 전 브렉시트 장관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보수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총리가 의회에서 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정부를 계속 운영할 수 없다"며 보수당 경선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BC는 닉 기브 보수당 하원의원, 사이먼 호어 보수당 하원의원 등도 존슨이 총리직을 가을까지 유지하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총리실 파티에 참석한 이른바 '파티게이트'로 지난달 신임 투표를 치러 기사회생한 뒤 이달 크리스 핀처 전 원내 부총무의 성추행 전력을 보고 받은 뒤에도 그의 원내 부총무 임명을 강행한 사실이 폭로되며 또 다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존슨은 당초 핀처의 전력을 보고 받은 바 없다고 잡아뗀 뒤 사이먼 맥도널드 전 외무부 차관의 폭로가 나온 뒤에야 시인해 말바꾸기 및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존슨이 이를 시인한 5일 내각 장관 2명이 즉시 사임했고 이후 장관을 포함한 내각 구성원들이 줄줄이 사임하며 존슨의 사임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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