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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엔트의 결합, 이대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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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엔트의 결합, 이대로는 안 된다 [좋은나라이슈페이퍼] 글로벌 미디어 산업구조의 변화와 국내 업계의 대응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빠르게 디지털 및 글로벌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콘텐츠 취향도 바뀌고 있지만 변화의 핵심은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면서 시장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OTT와 같은 기술을 포함해 이용자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소수 플랫폼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독과점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디즈니와 같은 IP 사업자들이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장악해왔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개척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콘텐츠 유통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세계 콘텐츠 시장을 단일 시장으로 놓고 지역이나 국가별로 이용자 취향에 적합한 수많은 콘텐츠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고 변형하는 현지화 방식을 활용한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시장에 소수 콘텐츠만을 공급해 문화적 동질화를 야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다. 게다가 국가별 또는 지역별로 이용자들에 대해 막대한 이용자 정보를 모아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개인별로 선호하는 콘텐츠가 무엇이며 콘텐츠 이용 패턴은 무엇인지, 또 그에 따라 광고나 편성의 방식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이미 답을 갖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국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용자를 관리하고 수많은 프리미엄 콘텐츠들을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제공하는 소수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일에서부터 프리미엄 콘텐츠의 투자와 제작 여건, 이용자 분석 기술 개발 등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우위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국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의 경쟁 압력에 대처해야 할 것인지 동시에 어떠한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개척할 것인지는 현재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중요한 주제이다. 이 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

미디어 시장의 글로벌 확장 가속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글로벌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포함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콘텐츠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국경이나 지역,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분산되던 콘텐츠 이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이 공급하는 콘텐츠의 영향력이 글로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 세계 콘텐츠 이용자들이 동시에 같은 콘텐츠를 두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서로영향을 주고받으며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성공적인 콘텐츠 유형들에 대한 패턴을 만들고 있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현재의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서 몇 가지 공통된 특성들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콘텐츠에 대한 지리적 또는 문화적 시장의 통합과 세대별 분화가 이루어진다. 과거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국가별로 또는 문화적 특성에 따라 콘텐츠 수출입 규제나 문화적 할인 등과 같은 요소들을 바탕으로 지역 시장 구조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지역 기반의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다. 반면에, 이용자들의 세대나 이용 특성에 따라 콘텐츠 이용 패턴이 집단별로 달라지는 분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이나 문화와 같은 거시 요인보다 세대나 연령 등과 같은 미시 요인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둘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와 같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 콘텐츠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들이 생존과 경쟁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 차별적인 프리미엄 콘텐츠다. 글로벌 플랫폼들의 수가 늘어난 만큼 이들이 차별적인 서비스로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체 또는 외부 수급을 통해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기 때문에 콘텐츠 가격은 큰 폭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공급되는 프리미엄 콘텐츠 수급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소수 사업자들만이 생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셋째,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시장 내 콘텐츠 수요가 늘어난 만큼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 위해 콘텐츠 기업들 간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나 콘텐츠 기업이나 이제는 더 이상 소수 콘텐츠만으로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점유하기 어렵다. 프리미엄 콘텐츠에서부터 장르별로 다양한 콘텐츠들을 수급해야 계속 이용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 그 결과,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다양하게 구축하려는 플랫폼 또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이들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다른 콘텐츠 사업자 인수합병에 참여하고 있다. 넷째, 글로벌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커뮤니티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다양한 소셜 미디어와 팬덤 커뮤니티를 통해 매개되고 확장되는 구조가 나타난다. 글로벌 콘텐츠 이용자들 간에는 수많은 소셜 미디어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 결과, 이용자들의 취향이나 팬덤에 따라 음악이나 영상, 스토리 콘텐츠 소비도 그들이 속해 있는 커뮤니티 활동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대중 선호도가 높은 글로벌 콘텐츠 이용은 개별 이용자의 선호뿐만 아니라 이용자 커뮤니티 활동 결과의 함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섯째,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는 콘텐츠 장르별로 소비가 집중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양화되기도 한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인기가 많은 특정 장르의 콘텐츠 소비가 집중되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틈새채널이나 비인기 장르 중심으로도 이용자별 소비는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글로벌 콘텐츠 이용자들은 새로운 콘텐츠 장르나 특성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인기 콘텐츠뿐만 아니라 개인 취향에 따라 자신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목록을 다양화한다.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한류나 터키 등에서 제작된 일부 콘텐츠들이다. 특정 국가나 지역, 또는 장르의 콘텐츠들도 독창적인 기획에 제작 완성도를 높이면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소수 콘텐츠와 함께 공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ATAS)가 12일(현지시간) 제74회 에미상의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선정했다. 이 드라마는 에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비영어 드라마가 됐다. 또 이 드라마의 주인공 '성기훈'으로 열연한 이정재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는 등 출연진 4명이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을 놓고 각축하게 됐다. 사진은 드라마 '오징어게임' 이미지컷. ⓒ연합뉴스

글로벌 슈퍼 플랫폼의 등장과 시장의 재편

기술의 발전으로 촉발된 글로벌 미디어 환경은 소수 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들에게 더 큰 성공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 접근성이나 분석 능력이 뛰어나고 게다가 막대한 콘텐츠 투자비를 통해 다른 사업자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게다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외에도 사업다각화 전략을 통해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령, 이들 기업들은 비디오 게임이나 피트니스 서비스, 위치 기반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연관 서비스들을 계속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소수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구독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기존 미디어들이 점유해왔던 광고시장을 포함해 유료 서비스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프리미엄 콘텐츠 구매와 제작을 병행해 IP 자산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들 기업들은 기술과 콘텐츠, IP, 마케팅, 이용자 데이터 등을 복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글로벌 슈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 혁신성과 사업영역 확장 경험이 있는 기업들로 비교 우위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이용자 경험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보완하고 있다. 기술과 콘텐츠, 서비스 모두에서 다른 기업들과의 격차가 늘어가고 있다. 간단히 말해,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이미 슈퍼 플랫폼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반면에 슈퍼 플랫폼과 경쟁하는 지역 기반 플랫폼 또는 비인기 장르 콘텐츠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지만 조만간 역량에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기술과 자본,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들 기업들은 슈퍼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업자 또는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거대 소수 슈퍼 플랫폼들로 핵심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OTT에서의 넷플릭스, 이용자 콘텐츠에서의 유튜브, 음악 콘텐츠에서의 스포티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슈퍼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서 시장도 같이 재편되고 있다. 슈퍼 플랫폼 이외 콘텐츠 기업들은 공급되는 채널이나 콘텐츠 목록을 늘리기 위해 그리고 플랫폼 기업들은 슈퍼 플랫폼과의 경쟁을 위해 수평적으로 다른 기업 인수나 합병을 선택하고 있다. 한편, 웹툰이나 웹소설과 같이 기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IP 범위 밖에 있는 새로운 콘텐츠 시장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사업자들의 전략적 방향

글로벌 슈퍼 플랫폼이 기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대응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사업자들은 글로벌 취향에 적합한 새로운 IP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크로스 미디어 플랫폼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시장 구조에서 단일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니치 또는 장르별로 콘텐츠 시장이 분화하거나 시장 재편이 이루어지는 만큼 그 동안 다루어지지 않았던 특정 콘텐츠 IP를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슈퍼 플랫폼 기업들이 선점하지 않은 틈새시장으로 미래 방향을 조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웹툰이나 웹소설 등과 같이 이미 글로벌 시장이 조성되기 시작한 새로운 틈새시장 중심으로 IP 개발이 필요한 이유이다. 글로벌 IP를 확보하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에서의 이용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글로벌 콘텐츠의 지속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대체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포함해 콘텐츠는 제작비용이 막대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에 이용자들에게 유통되는 시간이나 영향력은 단기적이다. 콘텐츠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정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용될 때 상업 수익이 가장 증가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용자들은 그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갈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 대한 전략이나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콘텐츠 유통 시점과 범위에 대한 새로운 전략 개발을 통해 국내 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 IP의 효율성과 다양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대체로 플랫폼 사업자들은 인기 있는 소수 콘텐츠만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려는 생각을 갖는 반면에 콘텐츠 사업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들을 오랫동안 유통시키는 전략에 집중한다. 그 중간 지점을 빨리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셋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와 같은 슈퍼 플랫폼들이 글로벌 광고 시장을 장악하게 된 힘 중의 하나는 이용자 빅데이터 확보에서 비롯된다. 반면, 국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들은 플랫폼 자체가 없거나 또는 다른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 독자적으로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를 갖고 있지 못한 편이다. 글로벌 취향 분석 및 이에 따른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라면 플랫폼을 경유하는 이용자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 확보가 이루어져야만 추천 서비스와 같은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개인화된 광고나 서비스와 같이 새로운 상업화 모델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국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규제나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글로벌 슈퍼 플랫폼들을 통해 해외의 콘텐츠들이 국내 시장에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다. 동시에 국내 콘텐츠들도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장에 유통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지적 시각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해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간이 된 것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오래된 낡은 규제 및 정책 모델로 국내 또는 글로벌 사업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 효율성과 적절성이 낮다. 특히, 국내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기업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그리고 새로운 도전적 시도들을 할 수 있도록 포용적인 규제 및 정책 프레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기획이나 제작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음악, 웹툰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동시에 수요도 적지 않다. 한류의 흐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그 확장성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글로벌 플랫폼의 운영이나 콘텐츠 유통 전략에서는 취약점이 있다. 특히 플랫폼 기술력의 확보와 이용자 데이터 구축, 다양한 유통 및 마케팅 방식에서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격차가 적지 않다.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섬세하고 다양한 창작 능력을 기술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부분에서 경쟁력아 취약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부분들을 극복해야 한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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