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폭우로 마비된 서울
집중적으로 쏟아진 폭우는 서울 일대를 마비상태로 만들었다. 특히 강남 지역의 피해가 심각했다. 강남역 일대에서는 하수 역류 현상으로 도로와 차도가 모두 물에 잠겼고, 양재역 일대는 통행 차량 바퀴가 물에 잠길 정도였다. 관악구는 오후 9시 산사태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같은 시간 26분께 도림천이 범람하고 있다며 저지대 주민들의 대피를 당부했다.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 보도에는 이날 가로 1m, 세로 50㎝, 깊이 60㎝의 싱크홀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하철 역사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한강 이남 노선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7호선 상도역·이수역·광명사거리역과 3호선 대치역, 2호선 삼성역·사당역·선릉역 등이 침수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9호선 동작역은 침수로 역사를 폐쇄했으며, 노들역∼사평역 구간은 운행이 중지됐다. 오후 10시 이후부터는 개화역~노량진역 구간과 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에서만 열차를 운행했다. 영등포역도 침수돼 1호선 하행 운행이 중단됐고, 경인선 오류동역도 침수로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도 신호장애와 열차 지연이 발생했고, 1호선 용산역에서는 인천행 열차를 타는 5번 승강장 쪽 에스컬레이터 천장에서 물이 샜다. 새로 개통한 신림선은 서원역 역사가 침수돼 열차가 무정차 운행을 하기도 했다.서울 곳곳 도로 통제, 구청 직원 사망하기도
폭우로 이날 오후 9시께부터는 서울시의 도로 통제가 잇따랐다. 동부간선도로를 시작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서초→반포), 신반포로(강남터미널→잠원IC), 여의대방로(보라매역→대방역), 남부순환로(학여울역↔대치역), 언주로 개포지하차도, 테헤란로(삼성역↔포스코사거리), 송파대로 가락시장 사거리, 잠원로(고속터미널↔삼호가든 사거리), 양재대로 일원지하차도, 봉천로(봉천사거리→당곡사거리), 강남대로(교보타워사거리→논현역) 등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됐다. 또한 한강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나 9일 오전 4시 40분부터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구간 양방향이, 올림픽대로 염창IC~국립현충원 구간 양방향이 전면 통제됐다. 이 밖에도 양재대로 양재교 하부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상도로, 염곡동서지하차도 등이 통제되고 있다. 잠수교도 양방향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그나마 서울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군자교 구간은 9일 오전 2시 25분부터 차량통행이 제개됐다.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는 정전 신고도 쏟아졌다. 한전에 따르면 8일 오후 8시 50분께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는 신고가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50분께 서울 동작구에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감전으로 추정된다.9일에도 최대 300mm 쏟아져
문제는 9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기상청은 수도권에는 최대 300mm가 내리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도·서해5도 100~200㎜(많은 곳 300㎜), 강원동해안·충청권·경북북부·울릉도·독도 30~80㎜(많은 곳 강원동해안, 충청북부 150㎜ 이상), 전북북부 5~30㎜다. 재난안전 총괄부처인 행정안전부는 9일 오전 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응 수위를 가장 높은 수위의 대응 단계인 '3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도권 호우 피해가 커지면서 중대본은 행정·공공기관의 9일 출근시간을 오전 11시 이후로 조정하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민간기관·단체 등에도 상황에 맞게 출근시간을 조정하도록 요청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후 11시30분께 '호우대처 긴급상황회의'를 열고 관계기관 대책과 함께 서울시의 피해 현황과 지원 필요사항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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