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과 9일 발생한 폭우로 기초생활수급자, 발달장애인, 저임금노동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사회적 불평등이 비극적 재난참사를 불러오고 있다"는 시민사회의 지적이 나온다. 15일 폭우피해 대응을 위한 연대체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을 구성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불평등이 재난이다"라며 16일부터 진행할 추모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16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같은 날 오후 1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폭우참사로 사망한 재난 피해자들을 기리는 시민분향소를 설치, 1주일간 대중 추모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일 폭우 당시엔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이 참변을 당하면서 주거취약계층이 마주한 재난 취약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사고를 당한 일가족은 서비스 노동자이자 노동조합 간부인 홍 아무개 씨와 발달장애인인 그의 언니, 그리고 10대 딸이었다. 같은 날 동작구 상도동의 반지하 주택에서도 발달장애인인 50대 여성이 폭우로 숨졌다. 피해자들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추모행동 측은 "재난 피해는 특히 주거취약계층, 기초생활수급자, 발달장애인, 저임금노동자 등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취약한 조건에 놓인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이번 폭우참사는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이자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 대응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회적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금번 폭우참사가 재난 예방 의지도, 취약한 조건에 놓인 이들에 대한 구조 의지도 없는 정부와 서울시의 무책임 속에 벌어진 사회적 참사임을 분명히 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요구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기자회견과 추모행동의 취지를 밝혔다. 폭우 자체는 예방할 수 없는 재해일 수 있으나, 폭우로 인해 특정 계층이 집중적으로 경험한 '참사'는 예방할 수 있고 예방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라는 지적이다. 추모행동 측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책적 책임자들은 "안일한 대응태도와 실효성 없고, 부적절한 대책" 등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사과, 재발방지, 사회적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16일 기자회견엔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이강훈 주거권네트워크 변호사, 탁미선 발달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 등이 참여해 취약계층의 현실과 대책 요구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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