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 다음 스텝은 '전략공천 분리'?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회'가 연일 민감한 공천 문제에 칼을 대고 있다. 지난 22일 1차 혁신안 발표에서 공천 자격심사를 기존 공천관리위원회가 아닌 윤리위원회에 맡기겠다고 한 데 이어, 전략공천 역시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 담당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2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략공천을 별도 위원회에서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저희들이 검토하고 있는 안으로 나와 있는 상태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검토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오후 혁신위 회의 결과 브리핑 때는 같은 취지의 질문에 대해 "혁신위원 중에 '전략공천 기능도 따로 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위원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만 했었다. '일부 위원 의견이고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 '검토하고 있는 상태'로 표현이 변화된 점이 주목된다. 최 위원장은 진행자가 '당 대표 등 지도부의 공천 권한을 축소하면 차기 당권 주자들이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묻자 "당 대표의 권한을 축소한다고 보는 시각에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공천에 관한 당 대표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것이 권한의 제한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결국 공천이란 것이 당원들 뜻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내가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왜 못 하게 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차기 당권 경쟁이 조기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는 배경이 결국 2024년 총선 공천권 문제인 만큼, 당권 주자들은 물론 공천에 관심을 가질 이른바 '윤핵관' 등 친윤(親윤석열) 그룹이 이같은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지금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에 관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데, 자격심사 부분과 전략공천 부분과 경선관리 부분을 분리해서 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었다. 그는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 6월 3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항상 있다"며 "개인의 힘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공천시스템"을 강조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자신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 제출 탄원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 '절대자'에 비긴 데 대해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겠지만 그래도 해야 될 표현이 있고 하지 않아야 될 표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최 위원장은 "이 전 대표 본인이 공개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그 얘기를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서 했지 않겠느냐", "그것을 열람하고 이런 상황에서 문제 삼기 위해 공개해서 비난하는 것도 똑같이 문제가 있다"며 이 전 대표 주장 일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다만 그 안에 있는 표현 자체가 공개됐을 경우 파장이 크다"고 지적했다. "당내 갈등 상황을 부추기는 면이 있어서 양쪽 다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진짜 신군부라면 지금 이 전 대표가 이렇게 떠들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제 그만 멈춰야 된다"고 비판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지금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당) 구성원들이 본인을 다 뽑아줬었는데, 그 구성원들과 공동체를 향해서 지금 이렇게 행동을 하는 게 과연 대장이었던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는 억울한 부분도 있고 억울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도 있다. 윤리위원장을 임명하신 분이 이 전 대표다. 그 부분은 어떻게 설명을 하시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