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와 홍수를 겪은 파키스탄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UN) 사무총장이 파키스탄이 겪은 재앙은 '기후재앙'이라며 "기후위기에 기여한 다른 국가들은 파키스탄을 돕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이 10일(현지 시간)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올해 여름 계절성 폭우인 '몬순'이 유례없는 강도로 3개월째 반복되어 많은 비가 내렸다. 또한 지난 4월 봄 기온이 51도가 넘는 이상 고온으로 북부 산악지대 빙하가 녹는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399명이 넘기도 했다. 홍수와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구만 3300만 명에 달하고, 50만 명은 집을 잃는 기후 '난민'이 되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구테후스 사무총장은 9일(현지 시간)부터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 등 홍수 재난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을 만난 직후 "기후재앙을 직면한 파키스탄에 대해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한다"라며 "파키스탄은 기후변화에 기여한 정도가 낮지만 기후변화에 가장 극적으로 영향을 받은 국가"라며 '기후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실제로 파키스탄이 1959년 이래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부 장관 또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키스탄의 현재까지 배출량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도 차지하지 않는다"라며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국가들이 기후재앙에 직면한 나라에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테후스 사무총장 또한 선진국들의 '의무'를 언급하며 "이런 규모의 기후재난은 처음 본다"라며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다른 국가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파키스탄 기후 재앙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비용은 약 4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람들은 홍수와 기근에 죽어가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하고 있고 이건 집단 자살"이라며 부유한 국가들의 책임있는 지원과 행동을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현재 폭우와 홍수에 이어 전염병 확산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파키스탄 내 의료기관들이 자연재해로 파괴되었으며 말라리아, 뎅기열 등 전염병들이 파키스탄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지난 5일(현지 시간) 전했다. 유엔은 파키스탄 기후재난 복구를 위해 한화 약 22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선진국과 인근 국가들 또한 항공기 지원 등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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