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열고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엄중 경고를 보내면서도 윤석열 정부에 대북 대화 정책을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시행한 데 대해 "친일파" 등 강도 높은 어휘를 동원해 비판 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당 대표실에서 연 안보대책회의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참으로 심각하고 위중해지고 있다. 북한이 이틀에 한 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곧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민주당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측의 일체의 행위를 반대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한은 모든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역시도 위험천만한 전쟁 불사, 전쟁도 할 수 있다, 이런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강대강 대결을 추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삼는 것은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평화와 민생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세계 6위의 국방력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통같은 안보 태세를 유지하고 강대강 치킨게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기 완화를 위해서 남북 상호 간 합의 정착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고, 특히 대화 재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그는 주문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위기를 핑계로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를 중단해야 한다"며 "일본은 침략으로 대한민국을 수십 년간 약탈했던 나라이고 여전히 이 공세적 입장을 포기하거나 버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경제 침탈을 자행하고,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의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과거의 침략과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따라서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사회경제 문제와 인권·역사·영토 문제를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자위대를 독도 근해로 불러들여서 합동 실전 군사훈련을 연이어서 강행하고 있는 것은 좌시할 수 없는 국방 참사이고 안보 자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다", "일본과의 합동 군사훈련은 앞으로 북중러의 군사적 결속을 자극해서 한반도 냉전체제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밀실에서 강행했던 지소미아 문제부터 이번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합동 실전 군사훈련까지 보수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일본의 군사 이익을 뒷받침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그 결과 한반도에 다시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가 들어오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하고는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하면 수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김없이 시대착오적 종북몰이와 색깔론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해방 이후에 친일파들이 했던 행태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중대한 도발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어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가 전술핵 운용 부대의 훈련임을 밝혔는데, 동족인 남한까지 대상으로 한 전술핵 훈련은 한반도 전체를 핵 전쟁의 공포로 몰아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한 안보 역량이 북한 도발만큼이나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십수년 전 정책을 재탕했다. 한반도 상황을 타개할 진전된 대책도 전략도 전무하다. 제목만 '담대한 구상'이지 실제는 '허망한 공상'에 불과하다"고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야당 대표를 공격하려고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다'라며 일제가 조선침략의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을 드러냈다.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친일 역사 인식이며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역대급 망언"이라며 "윤 대통령의 굴욕적인 정상외교에 이어 집권 세력의 굴종적인 대일관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날 SNS에 쓴 글이다. 정 위원장은 이 글에서 "독도에서 180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한다고 곧 일장기를 단 일본군이 이 땅에 진주한다는 분이 나타났다"고 이 대표를 비꼬며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며 "미 육군 장관 태프트는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와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필리핀을, 일본은 조선을 차지하자고. 조선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 조선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 구한말의 사정은 그러했다"고 썼다. 정 위원장은 "미국의 유력 잡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10월 7일 펜실바니아대 워튼스쿨과 공동 조사한 '2022 최고의 국가'에서 한국의 국력을 세계 6위로 평가했다. 프랑스가 7위, 일본이 8위였다. 한국이 국력에서 프랑스와 일본을 제쳤다"며 "국민들께 약속드린다. 대한민국이 주권을 내려놓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본군의 한국 주둔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며 "자기들 집권할 때 실컷 욱일기 단 함정을 정박시켜 놓고…. 현실 인식 자체가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안보회의를 열려면 북한의 도발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 공군 전투기 150대 발진을 논의하는 게 돼야 한다"며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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