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참사 발생한지 1시간 지난 뒤에야 출동 지시 받아
현장에 처음 도착한 건 용산 지역에서 근무를 하던 11기동대였다. 11기동대는 사고 발생(오후 10시 15분) 1시간 2분 뒤인 오후 11시 17분 용산서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고 오후 11시 40분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다. 출동 지시부터 현장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23분이었다. 종로 거점과 여의도 거점에서 각각 야간 근무를 수행하던 77기동대와 67기동대도 오후 11시33분, 오후 11시50분에 서울경찰청 경비과의 출동 지시를 받고, 각각 오후 11시50분과 다음날 0시10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서초 거점에서 근무하던 32기동대는 오후 11시51분 지시를 받고 이튿날 0시30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외교 시설에서 근무 중이던 51기동대는 이튿날 오전 1시14분에야 출동 지시를 받고 19분 뒤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 기동대는 모두 참사가 발생한지 1시간이 지난 뒤에야 현장 출동 지시를 받은 셈이다. 이렇게 기동대 투입이 늦어진 이유는 현장과 상황실에 근무한 경찰 인력이 이태원 참사에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물론 지휘부의 공백 때문이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사고 발생 1시간21분 뒤인 오후 11시36분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8분 뒤인 오후 11시44분 서울경찰청 경비과장에게 가용부대를 신속히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김 청장이 경비과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리기 전까지 출동 지시를 받은 기동대는 2개 부대뿐이었다. 이 가운데 1개 부대는 이때까지 현장에 도착하지도 못했다.용산경찰서장, 차량 정체에도 차로 이동 고집해
더구나 이태원 참사의 현장 총괄 책임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차로 이동하는 것을 고집하다가 현장에 밤 11시 5분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집회 관리 후 오후 9시 47분쯤 용산서 근처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관용차로 이태원 일대로 출발했으나 차량 정체로 진입이 어려워지게 됐음에도 차량 이동을 고집했다. 정체구간이었던 녹사평에서 이태원 엔틱가구거리까지는 직선 거리 900m로, 도보로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이 전 서장은 계속 차량으로 이동하려 하면서 무려 55분 이상 걸렸다. 이때문에 이 전 서장은 밤 11시 5분에 현장에 도착했고 이 시각에는 이미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나오는 등 수습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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