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문화방송사(MBC)에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을 통보한 대통령실이 10일 "문제는 가짜뉴스"라며 MBC를 향해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단체들이 반발하고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입장문을 통해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음에도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불허를 "취재 편의를 일부분 제공하지 않는 것이지 취재 제한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 유엔총회 당시 불거진 윤 대통령의 발언에 관한 MBC 보도를 "가짜뉴스", "허위보도"로 규정하고 "최소한 공영방송은 그 보도의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MBC가,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했던 발언과 관련해 'OOO'을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넣어 방송해 기정사실화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MBC는 두 달 가까이 팩트를 체크할 수 있고 검증하고 개선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국익을 또 다시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가짜뉴스가 만연하면 오히려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이 공격받고 위협 받는다"면서 "그래서 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가짜뉴스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고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순방 이틀 전에 전용기 탑승 불허를 통보한 데 대해선 "갑작스럽게가 아니라 지금까지 기다려 왔다"며 "지금까지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판단 속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정정보도 요청 등 제도적 방식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실이 직접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를 내린 데 대해선 "언론중재위는 대통령실이 직접 요청한 적은 없지만 외교부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출입기자단(풀기자단)은 이날 특별총회를 열어 공동 대응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실의 일방적 통보에 대한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다. 기자단은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출입기자단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다.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로 전체 출입기자단에 큰 혼란을 초래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기자단은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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