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봉역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동자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코레일이) 하는 게 없다"며 여당인 국민의힘과 함께 코레일을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참사가 발생했을 때 개인 탓, 현장 탓 하는 게 윤석열 정부 기조"냐며 "국토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맞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코레일로부터 ‘철도 사고 관련 긴급 현안 보고’를 받고, 사고 원인 등에 대해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사고의 책임소재를 놓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나희승 코레일 사장의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촉구했고, 야당 의원들은 감독관리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원 장관은 오봉역 사망사고 원인으로 꼽힌 '인력 부족' 문제를 두고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 바꾸는 것을 국토부가 반대해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인력 투입이 부족한 문제가 생겼다"면서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현지인원 근무형태 조를 바꿨기 때문에 인원이 부족해지면서 자체 지침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요구에 그대로 굴복해서 근무조정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인원 확보를 하며 근무 시간 개선을 하자고 했지만, 노조 압력에 그대로 끌려간 철도공사의 리더십이 심각하다"며 "코레일 지도부와 임원들 전부 수수방관한 결과라고 본다"며 강하게 코레일을 질타했다. 코레일 노사는 2019년 노동자의 초과근무에 따른 안전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 전환을 검토했고 이를 시행했다.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8개월간의 직무진단을 실시한 결과 1865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당시 국토부는 단 한명의 인력 충원 요구도 수용하지 않았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4조 2교대로의 전환이 오히려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맞섰다. 그는 "기존 3조 2교대 방식일 때 저녁 7시에 출근하고 다음날 오전 9시에 퇴근하는 업무가 이틀 연속 있기도 하다"며 "야간 근무를 연속으로 했을 때 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교대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인 위험요소"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것(4조 2교대로의 전환)을 노사 합의로 위험하지 않은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코레일이 노조에 굴복했다'는 표현을 쓰는 게 맞냐"며 "지금의 교대제가 위험해서 바꾸어가려는 노력에 국토부 관료들과 중앙정부가 도와주는 게 책임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참사가 발생했을 때 개인 탓을 하고 현장 탓을 하는 게 지금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인가"라며 "회사 탓하고 노조 탓하면 재발 방지가 되나. 사장이 바뀌면 재발 방지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나희승 코레일 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사장이 오고 나서 중대사고가 엄청 늘었다. 4건 사망 사고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그러느냐"며 "시원하게 그만 둔다는 소리를 왜 못 하나"라고 질타했다. 간사인 김정재 의원도 코레일 사장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믿고 맡긴 정무직"이라며 "대통령이 그만 두면 정무직은 그만 두는 게 상식이고 예의인데 도대체 예의와 상식이 없어졌다"고 직접적으로 사퇴를 종용했다. 김선교 의원은 “이 정도 문제가 됐으면 사퇴로 책임져야 한다"며 "진퇴양난으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사퇴할 용의가 없느냐"고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원 장관도 이에 가세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 과정에서 우측에 앉은 나희승 사장을 겨냥해 "(코레일이) 하는 게 없다. 하는 게 뭡니까"라며 비판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책임에서 장관님과 차관님이 자유롭지 못한데,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건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원 장관은 다음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도 "철도공사 노사가 제대로 일을 안 하는 데 대해 통탄한다"며 거듭 코레일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국토위 상임위원장인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지금 이 자리에서 같은 정부 기관끼리 볼썽사나운 답변 하시면 국민께 민망하다"며 "국민이 느끼기에는 모든 사고가 코레일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가 사장 바꾸면 된다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