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성소수자 클럽에서 혐오 범죄가 의심되는 총기 난사가 일어나 적어도 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2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미 CNN 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전날 자정 무렵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위치한 성소수자가 주로 이용하는 클럽Q에 용의자 앤더슨 리 알드리치(22)가 난입해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5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스스로 현장을 탈출한 이들 등이 있어 부상자 수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중 적어도 2명이 위독한 상태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방탄복을 입은 채 클럽에 진입해 돌격형 소총을 난사했다. 첫 신고는 19일 밤 11시56분께 이뤄졌으며 6분 뒤인 20일 새벽 12시2분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엔 이미 클럽 손님들에 의해 용의자는 제압된 상태였다. 클럽 주인에 따르면 손님 2명의 "영웅적" 행동으로 추가 피해를 막았지만 용의자가 소지한 무기의 "엄청난 화력"으로 인해 채 몇 분이 안 되는 난사 시간 동안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 현장에서는 공격에 사용된 소총과 함께 다른 한 개의 총기가 발견됐으며 총기의 소유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방검사인 마이클 앨런은 관련해 총격이 한 사람의 소행으로 보이며 수 일 안에 기소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지만 성소수자를 겨냥한 혐오 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20일은 혐오 범죄에 목숨을 잃은 트랜스젠더 희생자들을 기리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로 이 클럽에서도 관련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클럽 쪽은 이 공격을 "혐오 공격"으로 규정했다. 에이드리언 배스케스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서장은 용의자가 범죄 현장에서 어떤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존 수더스 콜로라도 스프링스 시장은 총격이 "혐오 범죄"로 보이지만 수사관들이 용의자의 소셜미디어 이력을 뒤지고 동기를 밝히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바 있는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20일 이 공격을 "끔찍하고 역겹고 파괴적"이라고 표현하며 "콜로라도는 성소수자(LGTBQ) 공동체 및 이 비극에 영향을 받은 모든 이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성소수자 클럽에서 총기 난사가 일어나 49명을 죽이고 53명을 다치게 한 바 있다. 미 CNN 방송 등은 용의자가 지난해 6월 인근 지역에서 직접 제조한 폭탄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해치겠다고 위협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는 한 남성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사법 당국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건 용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건 용의자의 어머니에게 방을 빌려준 집주인은 <뉴욕타임스>에 자신은 미국에서 총기 소지의 근거로 이용되는 "수정헌법 2조의 지지자"지만 (두 사건의 용의자가 일치한다면) 지난해 폭발물 협박 사건 뒤에도 용의자가 "무기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사건의 용의자가 동일인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성명을 내 "이 공격을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는 성소수자(LGBTQI+) 공동체가 최근 몇 년 간 끔찍한 혐오 폭력의 대상이 돼 왔다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성소수자(LGBTQI+)에 대한 폭력에 기여하는 불평등을 몰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오늘 미국의 또 하나의 공동체가 총기 폭력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졌다"며 "미국 길거리에서 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공격형 무기 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총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CNN은 미 시민단체 총기폭력 아카이브가 미국에서 올 한 해 4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이 600건이 넘게 일어난 것으로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텍사스주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어린이 19명을 포함한 21명이 숨져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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