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지도부 간의 예산안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협상 타결 여부와는 무관하게 오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여야 지도부를 질타했던 데에서 한 발 나아가 실질적 압박을 가하며 합의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21일 오후 국회 공보수석실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2023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3일 14시에 개의할 예정"이라며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앞서 이날 오후 기자과 만나 여야 협상 경과에 대해 "조금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면서 최대 쟁점이었던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문제도 여야가 접근을 이루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가능하면 이번 주 안에는 끝나도록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도 여전히 평행선만 그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답보상태"라며 "이틀 사이에 진전이나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급적 이번 주 안에 (예산안 처리를) 마쳤으면 좋겠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면 금방 되고, 해결 안 되면 얼마나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새로운 제안이나 협상안이 나왔는지에 대해 묻자 주 원내대표는 "(의장 중재안도) 여러 제안을 거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제안, 선택은 없다"며 "어느 한 쪽의 결단만 남았다"고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회의에서 "정부를 계속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국민의힘도 더 이상 '용산 바라기'가 아닌 '민생 바라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여당의 자세 변화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이 여야 협상 경과를 묻자 "주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물어보시라. 지금 상황을 잘 알고 해답도 갖고 계실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 의장이 3번째로 제시한 시한인 23일까지는 사실상 22일 하루만이 남은 상태다. 법정처리 시한을 넘긴 이후로도 3주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공방을 이어온 여야가 하루 만에 극적 타결을 이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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