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첫 기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이 참사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위원들은 참사 당일 대통령실이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반면 여당은 대통령실의 대응이 신속했다고 방어하면서, 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갑질' 논란을 고리로 역공을 시도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기관보고에서 첫 질의자로 나서 "위기관리기본지침 첫 장에 보면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는 국가안보실과 대통령비서실로 명시돼 있다"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월 8일) 운영위 질의에서 '대통령은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은 이에 대해 "이 부분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초기 명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컨트롤타워는 대통령 자신이라고 말하셨고, 그 이후 여러 메시지, 회의석상 등을 통해 '국민 생명 안전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란 말씀을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헌법에는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내각을 총괄 지휘할 책무가 있고, 그 책임은 행정안전부 등 조직을 통해 구체화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스스로 컨트롤타워라고 한 윤 대통령은 48분, 행안부 장관은 65분, 국무총리는 87분 만에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게 정상적이냐. 위기 관리 대응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고 단언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장관은 윤 의원의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각이었다"며 "제가 놀고 있었겠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라. 나름대로 전화하면서 상황 파악을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었다'는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유족들의 항의로 한 차례 정회됐다 저녁에 재개된 회의에서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자격이 없는데 성급하게 말한 것 같다"며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특히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유명무실했음을 지적했다. 진 의원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저에게 보낸 답변을 보면, 국정상황실보다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재난 상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돼있는데 참모조직인 국정상황실이 직접 (대응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 아니냐"며 "결국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아무런 역할을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상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 부센터장이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자, 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위기관리센터를 두고) 왜 굳이 정부청사까지 가서 확인했으며, 위기관리센터에서 이 모든 상황을 다 통제할 수 있어서 기동대가 제때 현장에 와 인파를 정리하고 긴급구조 차량이 들어갈 수 있게 제대로 했다면 한 분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윤 대통령은 소방청이 대통령 국정상황실에 보고한 후 10분 만에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실의 대응은 어느 정부 때보다 빨랐다"며 "국정조사는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인데 '누가 컨트롤타워였나'라고 말꼬리 잡고 정쟁화하는 건 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같은 당 박형수 의원은 "컨트롤타워로서의 국정 상황실 또는 대통령의 대응이 부적절했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것은 좀 과한 얘기"라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향해 "서울경찰청이 제대로 대응할 역량이 있는 기관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질타했다. 전주혜 의원도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특히 112랄지 직접적으로 전화를 받고 또한 현장에서 움직이시는 분들이 안일한 업무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아픈 지적을 드린다"고 비판했다. 이상민 장관이 지난 3일 현장조사에서 "이태원 참사와 같이 일회성으로 이미 재난이 종료되고 그 사고수습을 위한 단계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라는 것은 그렇게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행에게 "긴급구조가 우선이고 중대본은 그다음 단계, 수급 단계에 가동되어야 된다는 데 (이 장관 발언에 대해) 동의하냐"고 물었다. 남 직무대행이 답변이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오 의원은 "소방이 구조를 하는 동안 지원해야 되는 각급 기관들이 맡겨져 있는 제 역할, 임무들을 수행을 못 했고 그걸 지휘할 총괄 지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중대본 부재로 인한 문제를 짚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재난발생시 긴급구조통제단을 맡고 모든 현장을 직접 통제·지휘해야 하는 건 소방당국이지, 행안부 장관이나 국무총리 등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장관 역시 "이번 참사의 경우 (소방 당국의) 1차 긴급 구조가 우선이고 중대본 구성은 그 다음 단계의 일"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참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중대본이 할 일이 있을 텐데, 재난이 단기간에 끝나버린 상황에서는 생존자라든지 사망하신 분들에 대한 응급 조치가 필요한 것이지 중대본에서 현장지휘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란 취지"라고 앞선 자신의 발언을 재차 해명했다.
야당 특위위원들이 정부 책임을 집중 추궁하는 사이 여당 특위 위원들은 '닥터카 갑질 논란'에 휩싸인 신 의원 문제를 거론하며 증인 채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당초 3명의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탑승해 30일 오전 1시 30분에 참사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던 닥터카가 신 의원의 요청으로 우회해 그를 태우면서 도착이 지연된 것이냐"고 물었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렇다"고 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신 의원의 닥터카 탑승에 대해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 매뉴얼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만희 의원도 "명지병원이 신 의원의 위세에 눌려서 이런 부당한 행위를 한 건지 아니면 그 병원 자체…(판단인지 봐야 한다)"라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재난의료체계를 무너뜨리고 훼손하는 행위가 없게 하기 위해서 그 분(신 의원)이 증인으로 채택돼야 되고 명지병원도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일반 증인 청문회는 여야 간사 간 증인 채택 합의 불발로 사실상 연기됐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오늘 중으로 합의를 하셔야 오후에라도 의결해서 4일로 예정되어 있는 청문회라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텐데, 아직까지 합의됐다는 소식을 못했다. 두 (간사)분께서 합의 가능한 증인부터라도 먼저 채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야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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