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대적인 주택 규제 추가 완화 대책을 예고했다. 급증하는 미분양 주택 사태 대응을 위해서다. 1일 원 장관은 KTV 국정대담 '국민이 묻고 장관이 답하다'에 출연해 최근 주택 시장을 두고 "너무 급작스럽게 거래가 단절됐다"며 "거래 단절과 미분양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정부가 준비를 다 해놨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주택 가격 자체는 국가가 어쩔 수 없"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오르고 내리"지만 "거래 자체가 단절돼 이사 가야 하는 분들, 청약에 당첨됐는데 대출이 끊어져서 기회를 놓칠 위기에 처한 분들"은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원 장관은 "최소한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풀겠다"며 "금융, 조정지역 등을 어느 정도 풀어야 할지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주택 거래와 관련해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추가 규제 완화 의지를 밝혀 왔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달 중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추가 대응책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주택 거래가 실제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실수요자 대다수가 지금의 집값이 너무 높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2일 주택금융공사(HF)가 조사해 발표한 작년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사상 최고치였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1년 4분기(83.5) 사상 처음으로 80을 돌파했고, 작년 1, 2, 3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 보면 작년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14.6을 기록해 전분기(204.0) 대비 10.6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이는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서울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의 5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함을 뜻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서울의 경우 130~140 정도가 적정한 주택구입부담지수라고 밝혔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 수준을 보여주는 지수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가구 소득의 25%를 부담할 때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0이다. 주택금융공사는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시세, 통계청 가계조사,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신규취급) 금리, 고용노동부의 노동통계조사 등을 바탕으로 해당 지수를 산정한다. 이처럼 주택구입부담 수준이 높은 주요 배경은 고금리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놔도 금리 수준 자체가 높아 구매 수요자의 대출 부담이 크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하면 정부의 규제 완화는 대출 부담이 적은 고소득층 등 일부에게만 유리할 수 있다. 앞서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올해 1분기 중 서울 등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를 상대로 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는 해제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부동산 매매 수요가 큰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다주택자도 집값의 30% 수준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집값이 충분히 내려갔다는 판단이 드는 다주택자가 추가 규제 완화의 혜택을 입을 공산이 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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