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향한 극우단체의 2차 가해 활동과 관련해 현장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인권위는 지난달 30일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측의 2차 가해 관련 진정을 접수하고 당일 이태원 광장 시민분향소 인근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진정을 접수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규정에 따라 90일 내에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프레시안>에 밝혔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앞 이태원 광장 시민분향소 인근에선 분향소가 설치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신자유연대 등 극우 보수단체가 상주하며 '맞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등 지원단체를 가리켜 "정치선동꾼"이라 표현하는 등 2차 가해 발언을 일삼아왔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 의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하며, 마치 유족들이 '야당 측 정치세력'인 것처럼 현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시민대책회의는 경찰이 집회의 자유를 빌미로 유족들에 대한 보수단체의 분향소 앞 2차 가해 활동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관련 진정을 받은 인권위는 이들 활동에 대한 경찰 측 조치의 적절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인권위 조사관들이 현장조사에 나선 지난달 30일에도 분향소 앞에선 이들 보수단체 회원들의 맞불시위는 계속됐다. 당일 이들은 분향소 설치에 반대하는 일부 이태원 상인을 앞세워 "분향소를 철거하라"며 소요를 일으켰다. 이에 당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된 시민추모제에선 유족 2차 가해에 반대하는 이태원 상인 김현경 씨가 무대에 올라 "분노는 유가족이 아니라 이리저리 내빼는 진짜 책임자들을 향해야 한다"며 상인들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참사 유가족들을 법률지원하고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분향소 현장의 2차 가해 활동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대응해나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민변은 지난달 20일 낸 성명을 통해 "유가족들은 정부에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입장표명과 구체적 대책의 마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어떠한 답변도 조치도 없었고, 분향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행을 지켜보고만 있다"라며 2차 가해에 대한 '정부의 방관'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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