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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석유화학기업, 지구온난화 정확히 예측하고도 40년을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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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석유화학기업, 지구온난화 정확히 예측하고도 40년을 속였다" 미 하버드대 등 연구진 엑손모빌 내부 문서 분석… "내부 정보 갖고도 외부엔 '기후변화는 허풍' 주장"
미국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이 1970년대부터 이미 화석연료 사용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새 연구가 나왔다. 연구진은 엑손모빌이 이를 알고도 수십 년간 화석연료가 온난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오도해왔다고 비판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하버드대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1977년~2014년 엑손모빌 연구원들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 32건과 저술한 논문 72건을 분석한 결과 내부 연구원들이 향후 지구온난화 추이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했으며 따라서 엑손모빌이 화석연료 연소가 지구 온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학계나 정부 과학자만큼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엑손모빌 연구원들이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지구 기온이 10년에 약 0.2도씩 오를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1970~2007년 사이 정부나 학계에서 내놓은 예측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엑손모빌 연구원들이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감지될 시기를 정확히 예측했고 온난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합리적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수십 년 간 학계와 정부 과학자들이 대중들에게 온난화의 위험을 알리려 노력한 반면 이에 필적하는 예측 모델과 지식을 갖고 있었음에도 엑손모빌 쪽은 이를 부정하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1998년 엑손모빌 내부 문서에 적혀 있듯 수년 간 이 회사의 홍보 전략은 온실효과에 대한 과학적 결론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2004년에도 엑손모빌 쪽은 "과학적 불확실성이 최근 기후변화에서 인간의 역할의 역할에 관한 정량적·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우리의 능력을 계속해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자사 과학자들의 분석과 상반되는 주장이었다"고 꼬집었다. 연구진은 엑손모빌 쪽 예측의 정확도가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에 비견될 정도였다며 엑손모빌 쪽이 대중과 정부를 "고의적으로 오도했다"고 비난했다. 논문 공저자인 나오미 오레스케스 하버드대 과학사 교수는 영국 BBC 방송에 연구 결과가 "자사 과학자들의 매우 수준 높은 (지구온난화) 예측 모델을 인지한 상태에서 나머지 사람들에겐 기후변화 모델은 허풍이라고 퍼뜨린 엑손모빌 경영진의 적나라한 위선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엑손모빌 쪽은 해당 연구에 대한 의견을 묻는 BBC 등 여러 언론사에 "이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제기됐고 우리의 대답은 같다. '엑손이 이미 알고 있었다(ExxonKnew)'고 말하는 이들은 모두 잘못 판단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연구는 2015년 언론이 화석연료 제품이 지구온난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1970년대에 작성된 엑손 쪽 내부 문서를 폭로한 뒤 나왔다. 이후 시민단체들은 "해시태그(#)엑손은 알고 있었다(#ExxonKnew)" 운동을 벌이며 미국 정부에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이미 관련해 미국 여러 주와 도시들이 제기한 많은 소송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2021년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화석연료 사용과 기후변화 사이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공개적인 주장을 하는 데 대한 질책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엑손모빌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둬들인 초과 이익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제시한 '횡재세'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이익을 거둬들인 바 있다. 
▲미 서북부 몬태나주 빌링스 지역에 위치한 엑손모빌 정유시설 모습을 2016년 9월21일에 촬영한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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