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활동을 종료하는 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참사 유족들은 국회를 찾아 '윗선' 책임을 담은 국정보고서 채택 및 독립적인 조사기구 출범을 촉구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후에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 과정에 돌입한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국조특위에 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55일 동안 진행됐던 국정조사에 대해 "처음부터 반쪽짜리였다"라며 "제대로 된 답변도 없고, 자료도 제대로 제출안 된 국정조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납득할 만한 보고서가 채택되어야 한다"라며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진상에 대한 합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기관에 대한 엄중한 책임과 이후 밝여져야 할 과제도 제시되어야 한다"라고 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현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의 책임을 보고서에 명시하는 것을 두고 여야 간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국정조사 보고서에 정부 책임이 명시되어야 한다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발언이 얼마나 무책임했고 잘못이 있었는지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정부 책임'을 보고서에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지금 민주당은 그동안의 국정조사 과정에서 (책임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책임 소재를 운운하면서 이상민 장관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책임소재가 없는 행안부 장관 해임을 민주당이 계속 주장한다면, 한마디로 참사를 정쟁화해서 유족들의 아픔을 계속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 또한 "(민주당이) 단독 위증고발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결과보고서에 대한 채택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국정조사에 참여해 진술한 정부 관계자들을 위증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조 보고서 채택과 관련해서도 우 위원장은 "만약 그런 얘기가 한 줄도 들어갈 수 없다고 (여당이) 주장하면 야3당 단독으로 채택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국조특위 장혜영 위원(정의당) 또한 "여당에서 보고서마저 '반쪽짜리'로 만드려고 한다"라며 "국정조사가 반쪽이었다면 그 부족함마저 온전하게 담은 보고서를 의결해야 한다"라며 행안부 등의 책임을 담은 국정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시민대책회의 소속 김남국 변호사는 여야가 "국정조사 보고서 채택을 가지고도 정쟁을 하고 있다"라며 왜 참사를 막지 못했는지에 대한 재난시스템 분석, 대안 등이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또한 "국정조사의 미흡한 과정에서도 참사의 구체적인 책임이 경찰, 서울시, 행안부에 있다는 건 분명히 드러났다"라며 "결과 보고서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 진짜 책임자들과 정부 책임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 이후에는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서 진상조사를 계속해나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희생자들이 어떻게 희생되었는지, 참사 대응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참사 이후에 피해자를 어떻게 외면했는지 면밀히 조사되어야 한다"라며 "모든 의문점과 책임자 조사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들로 구성되고 유가족이 참여하는 독립조사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은 추가적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에 관해서는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족들은 설 연휴 전후로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20일 서울역 등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22일에는 녹사평역 인근 시민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참사 이후 100일째인 다음달 4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추모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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