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계산기가 있어도 수학을 가르치듯 변화된 세상을 가르쳐야"
미 공영방송 NPR은 지난 26일 강의계획서에 AI 정책을 도입하고 학생들에게 챗GPT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교수를 인터뷰했다.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가르치는 이 학교의 이선 몰릭 교수는 학생들에게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인정하고 명기하라고 지시했다. 그가 챗GPT를 교육에 도입하려는 것은 우리가 현재 AI 세상에 살고 있고 교육자들이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진짜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몰릭 교수는 "우리는 전자계산기가 있는 세계에서 수학을 가르쳤다"며 "이제 교육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이 다시 어떻게 변했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교실에서의 평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열정과 불안 사이를 오가지만 교육자들이 시대에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첨단기술 표절 시스템"…교육시스템의 실패는 별개의 문제
챗GPT에 대한 또 하나의 논란은 '표절'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엄 촘스키 메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도 이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교육 관련 내용을 다루는 유튜브 'Edukitchen'에 출연해 챗GPT에 대해 "천문학적인 양의 데이터에 접근해 규칙성, 문자열 등에 기반해 문장을 만드는 첨단기술 표절 시스템(high-tech plagiarism system)"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 글쓰기에 기반한 학문에서 '표절'은 매우 오랫동안 중요한 이슈였다면서 AI로 인해 표절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챗GPT가 "언어, 인지, 인간의 이해와 관련해서는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촘스키 교수는 그러나 챗GPT가 교육자들에겐 커다란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방법이 하나가 있고,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을 볼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수업을 충분히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있다"며 교육자들의 챗GPT에 대응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학생들이 챗봇에 과제를 맡길 정도로 '학습을 회피'하고 싶어할 지경이 된 것은 궁극적으로 "교육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시험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통해 노동시장에서 ‘효용성’과 ‘가치’를 평가하는 현재의 "신자유주의적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어떤 흥미나 지적인 자극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챗GPT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술을 만드는 것은 인간이고, 또 이를 활용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챗GPT에게 촘스키가 누구인지 물었고,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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