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끔찍한 참사 앞에서도 반성하지 않는 윤석열 정권의 비상식과 무책임을 바로잡는 첫 걸음"이라며 소추안의 본회의 처리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는 오늘 헌법 정신에 따라서 이상민 장관 탄핵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6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당론으로 채택한 후 정의당·기본소득당과 함께 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무위원 탄핵안은 재적의원의 과반 찬성을 요하는데,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이 예상된다. 이날 본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국회에서 국무위원 탄핵안이 처리되는 첫 사례로 남게 된다. 이 대표는 "파면돼야 마땅할 주무장관을 지금까지 그 자리에 둔 것만으로도 이 정권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대통령은 국민과 유족에게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사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국민과 맞서는 것은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다름 아니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에 반성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 윤석열 정권, 이 장관을 국민을 대신해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형 참사가 있던 역대 정부처럼 주무 장관이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해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라면서 "그러나 끝내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무책임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과 다른 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에 나선 것은 정권을 그저 흠집 내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 결코 아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책무라는 것은 수년 전 아이들의 희생으로 우리 국민이 눈물로 새긴 헌법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의 직무 정지에 맞춰 실세 차관 임명을 준비하고 탄핵소추가 기각되면 민주당 탓이라며 벌써 총선 득표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용산 눈총이 무서워 국민의힘은 여당의 기초 역할도 안 했다"며 "야당에 적반하장으로 막말 쏟기에 바쁜 국민의힘을 보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상민 탄핵 인용까지는 국회 본회의, 법제사법위원장, 헌법재판소라는 3개의 벽을 넘어야 한다"며 "하나하나 무척 높고 단단할 것이지만 민주당은 세 개의 벽을 인간의 양심, 국민의 상식, 국가의 책임으로 반드시 넘어서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법원이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법원의 판결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징용이나 위안부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이 문명국가로서 입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환영하는 바"라며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수를 강행할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태평양 도서국가조차 강한 우려와 함께 항의의 뜻을 일본에 전달하는데 가장 가까이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국가인 대한민국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까지 윤석열 정권은 일본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있다"며 "일본에 모두 퍼주겠다는 굴욕적인 대일 접근법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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