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발전지하철·버스·택시·건강보험·국민연금 등 공공서비스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높아진 공공요금에 대해 "공공 요금에 대한 국민부담을 반대한다, 대신 국가책임으로 확대해야"한다며 국가재정 확대를 촉구했다. 한국가스공사,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운수노조에 속한 에너지·교통·사회보험 부문 노조 대표자들은 16일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벌어지고 있는 공공요금 국민부담 확대의 이유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 회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공공요금 인상 국면에서 해당 부문 노조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의 요구를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국민의 기본권을 포기하는 대신, 재벌과 기업의 이윤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각 분야의 공공요금 인상 배경을 조목조목 따졌다. 이들은 "치솟은 전기요금의 이면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민자발전사의 흑자가 있다"며 "가스요금 인상의 이면에는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재벌대기업 역대급 영업이익이 있다"고 했다. 또한 "지하철요금 인상의 이면에는 PSO(공익서비스 제공에 따른 손실 보전) 예산 증액을 거부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의 외면이 있다"며 "택시요금 인상은 오직 택시사업주의 이익만을 위해 요금을 올리고 택시노동자의 권리를 빼앗고 있는 정부의 일방통행 정책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너지-교통 요금 인상이 향하는 곳은 오직 한 곳"이라며 "바로 공공서비스 민영화-영리화로 향하는 재벌과 기업의 끝없는 탐욕"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사례를 들며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많은 국가에서 민간 발전-가스산업의 재공영화나 횡재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며 "파리와 뉴욕, 런던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정부와 지방정부의 도시철도에 대한 지원 부담이 한국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며 "재벌과 기업의 배를 더 불리기 위해, 국민의 고통을 제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공공-운수 노동자들의 국가책임 강화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잘못된 시장주의 정책이 아닌 공공성 확대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홍범 한국가스공사지부 지부장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보장된 기본권이자 인권"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지금 당장 민간 직도입을 중단하여 가스공공성을 강화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가스공사 적자를 보전하라"고 강조했다. 정홍근 민주버스본부 본부장도 "시민의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는 버스회사들은 2019년 기준으로 4,487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버스 자본가들이 돈 잔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지금의 버스시스템 개선을 먼저 손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들은 △ 발전 5사 통합 및 민자 발전사 공영화 △ LNG 민간 직도입 중단 △도시철도 PSO 지원 법률 개정 △ 버스 완전공영제 도입 △ 택시 월급제를 통한 택시 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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