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배웠나? 데이트폭력 이어가는 MZ세대
<"치마 입지 말랬지" 여친 묶고 이마 박치기 20번> (1월22일),
<"잔다며 친구랑 술 마셔?" 10대 여친 폭행한 40대> (1월22일),
<성관계 거부하자 주먹 날렸다…8년 사귄 남친 정체 '전과 14범'> (1월25일),
<"전남친 성관계 말해"…여친 갈비뼈 부러뜨리고 성폭행한 40대> (2월6일),
<"왜 데이트폭력 신고해" 옛 연인 납치·감금한 20대 구속영장> (2월13일),
<여자친구 성폭행하고 고막 파열시킨 소방공무원…"외도 의심"> (2월14일),
<"너 다른 남자 있지?"…70대 내연녀 살해 시도한 80대 '실형'> (2월14일),
<전 여친에 모르는 사람 성관계 영상 전송… 60대男, 징역 3년> (2월17일),
<여성 무릎에 피... 응급실에 온 수상한 커플, 남성 체포> (2월20일)
최근 한 달 내 눈에 들어온 기사들만 이 정도다. 모조리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행이다. 물론 데이트폭력엔 남성에 대한 여성의 폭력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살인에 이르는 폭력, 그리고 심각한 상해를 유발해 언론에 보도될 정도의 폭력은 거의 전적으로 남성들의 폭력이다. 이들 남성들의 폭력은 의사, 변호사, 교수 등 배웠다고 덜 하지 않고, 나이가 들었다고 봐주지 않는다. 몇 년 전에는 심지어 '페미니스트'라는 젊은 논객의 데이트폭력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의 데이트폭력은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는 경우 스토킹을 통해 기회를 노리다가 결국 일가족을 살해하는 경우로까지 발전하는 끔찍한 범죄가 되었다. 위 범죄들에 대해 중형을 선고하는 등 법원의 형량이 과거보다 엄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문제는 법의 엄정한 집행만으로 이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데이트폭력을 신고했다고 옛 연인을 납치, 감금하고 폭행한다. 작년 충남에서는 가정폭력 행사하는 남편을 세 번이나 신고하고,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았음에도 결국 백주 대낮 길거리에서 남편의 흉기에 목숨을 잃는 세 아이의 어머니 사건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데이트폭력이나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음에도 피해자의 "괜찮다"는 말만 듣고 철수하는 것, 또 폭행을 확인했음에도 파출소에서 이들을 (집으로) 함께 보내는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격리하지 않고 "싸우지 말고 화해해라"는 주제 넘은 권유를 하며 같이 내보낸다. 피해 여성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녀 때문에 또는 이제까지 즐거웠던 기억 때문에, 파출소 밖으로 나가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가해자와 함께 파출소 문을 나서는 것이다. 초기부터 분리, 격리해야 하는 이유다.맞으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
그렇다면 많은 여성들이 왜 남자 친구들의 폭력을 몸소 겪으면서도 이를 끊지 못하고 적절한 이별 시기를 놓지는 것일까. 성장과정 부모 간, 부모 자식 간 폭력에 노출된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심각성을 제대로, 특히 '제 때' 포착하지 못하고 '살다 보면 겪는 일'이라고, 또 '열심히 잘 살면 해결될 문제'라고 여기는 순응적 성향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외에 중요한 문제는 '관용적 인식'의 문제이다. 첫째는 "때리는 것만 아니면 참 좋은 사람인데"라는 미련(또는 착각), 두 번째는 "내가 고칠 수 있어"라는 태도이다. 이는 상대 남성을 만나면서 얻게 된 기억과 연동된다. 남자친구와 함께 해서 좋았던 기억이나 추억이 머리속에 잔존하는 가운데 남자친구가 폭력을 행사하면 상당수의 여성들이 갈등을 하다가도 결국 '과거 좋았던 기억' 쪽으로 기울게 된다. 사실 관용적 판단은 성별에 차이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베푼 관용이 배신으로 돌아왔을 때의 피해가 여성에게 너무나 극심하기 때문이다. 상습적 폭행이 되고 심지어 살해되기도 한다. '장점이 많다'라든가 '내가 고칠 수 있어'라는 것은 사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알리바이일 뿐이다. 폭력에 절대 관용적이면 안 된다. 늦기 전에 단호해야 한다. '인생은 타이밍'이라 했다. 사람은 고쳐지지 않는다. 결혼을 하면 또 나이기 들면 더 심해진다. 여자친구를 묶어놓고 이마로 박치기 하는 사람이 가르친다고 바뀌겠나. 배우자나 연인을 살인한 사람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이다. 그들은 가르쳐도 기억 못한다. 결혼 전엔 문제가 없었는데 결혼 하면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주변의 부러움 속에 한 선남 선녀가 결혼을 했다. 그런데 결혼 후 곧 남자의 손버릇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술을 마시면 심해졌다. 때리려고 술 마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아내가 울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오빠, 왜 그래. 옛날엔 안 그랬잖아." 울먹이는 아내에게 남편이 던진 말. "그동안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국제 공인' 한국 남성들
실제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이 있다. 남자친구에게서 손버릇의 조짐만 보여도 이별하는 게 '삶의 지혜'다. 화가 나면 고함을 지르거나 욕을 하는 것, 테이블을 내리치는 것 모두 폭력이다. 전날 밤 술 마시고 주정 부리고 여자친구 따귀 때린 남자친구는 다음날 아침부터 집 앞에 와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빌 것이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그런 사람은 택시비 줘서 빨리 보내는 게 상책이다. 폭력은 타협의 대상도 아니고,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다. 요즘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많은데 아주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중국 남성 유학생들은 한국 여성과의 결혼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여성 유학생들은 한국 남자들과의 결혼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부정적이다. 이제 한국의 남성들은 국제적 인정까지 받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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