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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 내려놓으시라' 前 비서실장 유서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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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 내려놓으시라' 前 비서실장 유서에 '침묵' 예정보다 6시간 늦게 조문…유족들 "억울한 죽음 없게 해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숨진 경기도지사 시절의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당초 예정보다 6시간가량 늦어진 조문이었다. 이 대표는 당초 이날 경기도의회를 방문해 민생 의제를 강조하려 했으나 전 씨의 사망으로 오히려 '사법 리스크'만 부각됐고, 고인이 남긴 유서에 '이 대표는 정치를 내려놓으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빠졌다. 유족들도 조문을 온 이 대표에게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10일 오후 6시 40분께 성남시립의료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의 조문 직후 "이 대표가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며 "정말 훌륭한, 본인이 만나 같이 일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가장 유능한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유족을 위로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이 대표에게 "와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대표님도 힘을 내시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잘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유서 내용이나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취지의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당초 민주당은 이 대표가 이날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1시에 조문을 갈 것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6시간 가까이 일정이 지연됐고, 당은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아 유족 측이 문상을 꺼리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당시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현장 상황과 관련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었다. 특히 이 대표가 조문을 미루는 사이에도, 다른 조문객들은 빈소를 찾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고인의 유서 내용이 이 대표 문상이 미뤄지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민주당 측에서는 유족이 경황이 없어서라거나 빈소가 채 준비되지 않아서라는 설명을 내놨지만 이같은 말과 부합하지 않는 정황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날 오후 낮 1시께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 천준호 비서실장, 김남국 의원 등이 당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이후에도 박찬대 의원, 강상태 성남시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김민성 노조위원장도 오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경찰은 전 씨가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미뤄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 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를 언급하며 '정치를 내려놓으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석간 <문화일보>는 숨진 전 씨가 유서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고 썼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도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검찰 수사에 조작이 있다" 등 유서 내용 일부를 전했다.  경찰은 유족이 유서 공개를 원치 않아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이후, 이같은 유서 내용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말없이 침묵만 지켰다. 최근 검찰 조사, 재판 대응으로 민생 일정을 챙기지 못했던 이 대표는 이날 한 달 반 만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경청 투어'를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뜻밖의 비보에 이 대표는 민생 행보 대신 빈소행을 택해야 했다.  이 대표는 당초 오후 3시 시흥 수도권 미래 폐자원 거점 수거센터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은 취소됐고, 오후 7시 '국민보고회 경기편'은 이 대표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필두로 전 씨의 사망 원인을 검찰에 돌리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며 사태의 배경을 검찰의 강압 수사에서 찾았다. 이어 김의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인을 평온하게 보내드리는 게 최우선이지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다행히 유서가 남아있다고 하니, 이를 보전하고 분석해서 누가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검찰의 강압수사와 허위진술 강요로 이번 사건에서만 네 분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 "검찰은 수사를 하는 것이냐, 인간사냥을 하는 것이냐"고 규탄했다. 검찰은 최근 고인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바 없다고 반박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강압 수사'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고인에 대해선 2022년 12월26일 성남FC 사건 관련 한 차례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고, 그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 그 외 검찰청에서도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공개재판 과정에서 고인 관련 일부 증언이 있었다"면서도 "검찰에서 이와 관련해 조사나 출석을 요구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이번 사건이 당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로 정치적 내상을 입은 이 대표가, 전 씨 사망을 계기로 또 한 번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당 내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오늘 오후 4시 12분경 성남수정경찰서로부터 신청된 부검 영장을 오후 7시경 기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취재진에 보낸 문자에서 "유족 측 의견을 청취하고 사인을 확인하고자 검시를 거쳤고,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족의 뜻과 검시 결과를 종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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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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