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검찰 탓이지 왜 이재명 탓이냐'고? 그건 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 사망 사태로 '사법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면서, 당내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1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게 왜 검찰 탓이지 이재명 탓이냐' 이 말씀에 대해서는 어쨌든 자신의 의혹과 결부돼서 자신의 측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 아니냐. 그렇다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한 분이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접었다는 엄중한 현실 앞에서 일단 자신의 부덕함을 먼저 고백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며 "그런 부분은 전혀 없이 검찰 탓만 하는 것, 그건 좀 문제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겨냥한 것은 이 대표가 지난 10일 경기도의회 현장최고위원회에서 했던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 수사 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는 발언이다. 조 의원은 "수사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다", "피의사실 공표를 자유자재로 하고 있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서도 이같이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저는 사실 정진상, 김용 두 분 측근들이 구속됐을 때도 도의적인 책임에 대해서는 일단 표명을 하라고 계속 얘기를 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안 하고 거부를 하더라.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법적 책임으로 연결이 된다는 아마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거부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라며 "인간적으로, 도의적으로 책임을 느낀다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전날 친문 중진인 전해철 의원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도 주변을 좀 더 돌아보고 왜 이런 분들이,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조 의원은 이날 특히 이 대표의 사퇴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당이 혼연일체가 돼서, 특히 지도부가 앞장서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역할을 자임하고 로펌·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며 "선출직 지도부는 선출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임명직 지도부는 지금 너무 일색이고 너무 방탄에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니 임명직 지도부는 교체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전 의원의 "탕평인사 등을 한다면 당내 화합과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날 조언과 같은 맥락이다. 조 의원은 "지금까지 보면 문재인 전 대표가 내려왔고 송영길 전 대표가 내려왔다. 송 전 대표는 대선에 패배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문 전 대표는 (호남 의원들이) 탈당을 하고 당이 어려움에 처하니까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면서 "선배 대표들은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는 선당후사하는 정치로 다 자신을 먼저 버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모 최고위원은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최고위원은 그냥 있는다'고 말씀하시는데, (당시) 최고위원들도 대표 물러날 때 다 같이 일괄사퇴했다"며 일부 최고위원의 자리 욕심을 꼬집기도 했다. 조 의원은 "당 지도부라는 게 뭐냐? 당을 이끌어왔던 분들인데, 자신들이 이끌어 왔던 결과가 지금 이 상태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 정치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바로미터는 민심, 지지율"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조 의원의 주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당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조 의원처럼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지까지는 않더라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 체제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민주당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총선 전략을 무엇으로 짜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의 시기를 보자는 것"이라며 "늦여름, 초가을 정도에 판단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강훈식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총공세로 당 대표를 공격하는데 총선을 제대로 준비할 상황이나 되겠나"라며 "이재명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재명 대표만으로도 우리가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