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논란을 빚고 있는 정부 노동시간제 개편안을 두고 야당이 메시지 혼선을 질타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하다면서도 "주 평균으로는 52시간이 맞다"고 말했다. '평균 52시간'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기존 논란을 헤쳐나가고자는 의도로 읽힌다. 이 장관은 21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혼선을 빚는 정부의 노동시간제 개편안과 관련해 "송구하다"면서 이 같이 답했다. 이 장관이 말한 '현재 주 평균 52시간' 노동은 현재 한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노동 시간을 정부 안인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할 경우 평균적으로 월 12시간이 된다는 의미다. 한 주로 보면 법정노동시간 40시간에 연장노동 12시간을 더해 52시간이 된다. 즉 기존에는 '주 최대 52시간제를 최대 69시간으로 늘리는 게 가능한' 노동제 개편안을 '주 최대 52시간제를 연단위로 보면 주 평균 52시간제로 바꾸는' 방식이라고 이 장관이 강조한 셈이다. 다만 이 경우 한 주 최대 69시간 노동은 가능하다. 이 장관 역시 "주 69시간은 극단적일 때 가능하다"고 이날 자리에서도 말했다. 실제로는 주 최대 69시간이 가능하지만 '평균적으로는 52시간제'라고 이 장관이 말을 바꾸고 내용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대통령발 메시지 혼선이 겹쳐지자 야당은 이를 적극 비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개편안이 "대통령 말 한 마디에 바뀌고, 이를 대통령실이 또 바꾸고... 납득 안 된다"며 "국민 삶을 갖고 장난 치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다른 말을 하는 건 처음 본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 의원은 "현재 52시간제도 안 지켜지는" 마당에 기존 주 단위 시간제를 월 단위로 개편한다면 "인간이 적응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주 60시간 이상 (노동)은 무리"라며 개편안 보완을 지시했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주 120시간 노동할 자유'를 주장한 입장을 변경한 입장이다. 이 같은 메시지가 대통령으로부터 나오자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개편안의 보완 목표를 (주 60시간으로) 제시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한주 최대 69시간 노동안을 60시간으로 제한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실이 직접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며 "(주 60시간으로) 상한 캡을 씌우는 게 적절치 않다면 윤 대통령이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 발언과 배치된다. 그러자 이날 대통령이 다시금 '주 60시간 노동'을 주장하며 대통령실 메시지를 또 뒤집었다. 이날 윤 대통령은 KTV 방송으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주당 최대 근로시간에 관해 다소 논란이 있다"며 "저는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처음에는 주 69시간이었다가 이제 60시간으로 깎아주겠다는 이야기냐"며 "(노동시간제가) 슈퍼에서 파는 상품이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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